누군가 내게 편지를 썼다
발신인에는 칸이 비워져 있었고
수신인에 내 이름만 들어가 있었다
잠시 동안 고민하다가
호기심이 공포감을 무찌르고
덕지덕지 봉해진 편지를 뜯었다
한참이나 편지를 들고 서 있었다
그 사람이 털어내는 불안, 아픔, 공포
감정적인 이야기들은 몸을 휘감았고
나는 그들에게 나 자신을 순순히 내놓았다
눈물이 몽글거리다 흘러내렸다
당신의 슬픔들이 마음에 닿았고
당신의 과정들이 나에게 옮았다
그래도 괜찮은 것들이었다
괜찮아 괜찮다
다 괜찮아질 거라
나는 한참을 편지가 글을 쓴 그 사람인 양
단단히 붙잡고 눈물을 내 심장 가까이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