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편애하는

by 선우

친애하는 당신께


멀고 먼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후유증처럼 아직도 일상에서의 적응은

저를 꽉 잡고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길고 긴 모퉁이를 돌아

결국 이 자리에 다시 돌아온 것을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나만 느낄 수 있는 익숙한 공간의 향은

저를 이곳저곳으로 시간을 여행하게 합니다


나라는 사람을 형성하고 있는

수많은 문장들과 생각들을

씻어 흘려내 버리고 날것의 존재가 되어

다시 당신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립니다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아픔을 모르는 것처럼 사랑하고 싶습니다

끝이 없는 것처럼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짙어진 시간들을 저에게서 가져가 주십시오


친애하단 말로 모자라는 당신

친애하고 편애하는 그대에게

나의 생을 바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우로보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