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식

by 선우

아우성치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빨라져만 가는데


스산한 광장의

한가운데

나는 서있다


주변인들은

나를 지나쳐

사라져 버린다


도로에서

장노출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이


헐벗은 나는

바쁜 현대사회

안에 묻힌다


기름을 부어

몸의 장식을

더했다 그리곤


지나가던 행인이여

불을 붙여주십소서

부탁드립니다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이었다고

과거의 내 모습과

헤어지려 합니다


좋았던 것도

싫었던 것도

양날의 검이라는 거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불 붙여주십시오

내 발목을 붙잡던

거울의 속의 나는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게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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