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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10. 2022

평안하소서

용포의 비단이 빛을 발하고

스러진 달 끝이 향하는 창에

황매화 봉우리가 시작을 알린다


나를 등에 업고

화사하게 웃던 나날들은

한철 지나가는 구름과 같았다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는 달이며

밤이고 낮이고 나에겐 등대이며

특별한 새벽엔 눈물지어 떨어지는 보석이다


사라지지 마라

잊히지 마라

지치지 않는 봄의 계절에

당신과 나만 남아 풀꽃의 향기에


영영 취해

산수가 바뀌는지도

세상이 바뀌는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비단 같은 당신의 머릿결

손 끝에 남아 저릿한데

눈을 떠본 냉골의 방안엔

혼자 쓸쓸히 남아

읊조리고 있는 그대 이름과

애처롭게 홀로 타오르는 촛불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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