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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11. 2022

등가교환

공평함이라는 게 좀 그래

다분히 주관적이야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잔인하고

아무에게나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게


기쁨과 슬픔 모두 똑같은 무게일 뿐

시간이 지나면 가려지고 사라진다는 게


그것만이 세상의 공명정대함


인간에게 하루를 준다는 것

하루는 모두에게 똑같이 24시간이라는 것과

멈춰진 모래시계 같아도 시간은 흘러가는 강물이라는 것이 사실인 것 같이 말이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희열도 잠시

아픔을 지나왔다는 안심도 잠시


잠시뿐이며 또다시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도


곳곳이 썩어버리고만 검은 점박이 같은 세상은

철천치 원수와 사랑하는 사람과

지나버린 기억과 웃음 짓는 추억과

빛나게 아름다운 우리의 젊음까지도

한 손에 날 움켜쥐고 뒤흔드는 거인과 같다고


잠시 일 년 동안 안식을 가지며 죽은 듯이 잠을 자면

정말 안 되는 걸까


지나가는 정거장처럼 설렁설렁 버스의 리듬에 맡긴 채 대충 살면 인생은 뒤쳐지고 절망스러울까


주변을 차단하고 나만 바라보며 경주마처럼 달리다가 마음이 부러지면 누가 내 인생 살아줄까


누가 나 대신 살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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