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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12. 2022

순간

이 모든 순간


너와 내가 처음 본 그날

찌르르하게 벌에 쏘인 것 같던 날

입 밖으로 인정하기 싫어 아닌 척

고개 돌렸지만 자꾸만 새어 나오는 웃음에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같은 길을 나란히 걸어가며

손이 닿을까 말까 걱정했던


거울에 반사되는 너의 눈빛

내가 몰래 훔쳐보곤 했었다


순간의 사랑이

하루로 한 달로

움트고 싹트고


이걸로 우리는 더없이 무르익어가며

세상에 지치고 퉁퉁 부르터진 두 발에

한없이 더 올라가야만 하는

정복했던 정복해야 할 높은 산들을 보며

우리가 사랑했던

찰나의 순간에 묵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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