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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14. 2022

제비꽃

따사로운 햇빛은

눈만 따갑게 만들 뿐이고


따뜻해진 공기는

뒷목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하지


갑자기 바뀐 날씨에

머리가 어질어질 뜻 없이 흔들리네


화창한 하늘을 기대했지만

오염된 공기와 아픔 가득한 비가

며칠째 추적추적


화사한 새 출발을 기다렸는데

축 처진 분위기가 만연한 공간을

몇 주째 돌고도는 나는


봄인데 참 달갑지 않아


달가워하지 않으나

달구어져 가는 봄기운에

나까지 동요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롱아롱 떨어지는 남산제비꽃


마비되었던 감각이 돌아오듯

담담히 들려오는 너의 소식


봄에 꽃봉오리는 피어올라야 순리인데

산을 넘어가는 해와 더불어

내 마음도 짙은 노을 지며

한 잎 한 잎 떨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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