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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Apr 03. 2022

철새

억지로 이어 붙인 그릇 조각이

다시 바닥을 치고 일어날 때


깨졌던 부분이 다시 깨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나를 세상에 던지지 못하게끔 만든다


다쳤으니까

아팠으니까

또다시 다치고 나면

한동안 아파할 줄을 아니까


내가 나를 아니까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날이 서는 감정 근육은

쓰면 쓸수록 얇아지는가 보다


이렇게 얇고 작고 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내가

그럼에도 나를 나 자신에 대해

이렇게까지 고민해주는 것은 나뿐이야


숨이 멎을 만큼 목을 옥좨오는 후회와

과거에 했었던 크고 작은 수많은 실수들

함부로 나를 판단하고 재고 따지는 타인들과

지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필연의 이별

시절에 따라 달라지는 내 모습에 맞는 시절 인연들


계약기간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라는 섬에 앉았다가 날아가는 철새 같은 그들에게


놓아줄 테니 훨훨 날아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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