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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Apr 18. 2022

아우성

사진들

그리고 사진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얼굴들


손바닥만 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세상에는

모든 것들이 담겨있다


찾고자 한다면 지식이

따라가고자 한다면 최신 유행이

웃음 찾고자 한다면 개그와 조롱이 섞인 영상이


천사와 악마의 공존


선택은 우리의 검지 안에 달려있겠으나


인간은 태어나길 나약하기에

우리를 작은 양초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시간을 들여 파라핀에 의지를 굳히기 전에

세상 것에 가장 얇은 심지를 내어주고야 만다

그리고 하등 쓸모없는 일들에 시간을 태운다


사람들에게 사적인 어떤 것을 알린다는 자체가

모두가 다 외롭다는 방증이니까


다들 외로우니까

아파 죽겠으니까

알아달라고 얘기하는 거지

어딘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 테니


외로움은 필연인가


나를 꽁꽁 휘감아버린 작디작은 이 아이를

안고 사는 방법


가장 잘 나온,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는 것


늪에 빠지고 빠지고

빠지고 숨이 막히고

도와달라고 소리치면

너는 발을 빼고 방관하겠지


네가 아는 내 모습은 사진들이 다니까

내가 알고 있는 순백의 가여운 내 모습은

웃는 얼굴 프로필 사진 속 빛을 잃고 저 뒤편으로

사라지고 없으니까, 이제는


결국엔 다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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