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믿었던 어린 나를
잃었다
희망이라는 말은
믿지 않는다
미래를 향한 소망이
있지 않다
매일매일의 피 같은 노력만이
나의 가치를 증명해준다고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었던
작고 소중한 아이였을 때가 있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마법은 사라지고 없다
찬란했던 서커스는 막을
내렸다
조명이 꺼진 스산한 유원지에
회전목마가 같은 곳을 돈다
무섭다기보다는 순리대로 흘러가는 듯하다
장롱 위에서 슈퍼맨이 된 듯 점프를 하며
꿈을 꾸던 꿈을 꿨던
어깨 위에 망토를 곱게 접어 박스 안에
담았다
마법은 그 안에 담겨 있겠으나
두 발은 현실에 담겨 있으므로
설탕 같은 별가루만
박스 안에서 들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