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막이

by 선우

좋아하지 않지만 좋아한다

이상하다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한다

미치겠다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


지나갔다


너는 그대로 나를 지나쳐


걸어간다


마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금 뒤돌면

나 정말

한심해 보이겠지


라고 되지도 않는 자존심을 논하며


한발 한발

아무런 반응 없이

한발 한발

그저 걷는 행위임에도


발에 무게추를 단 듯

무겁다


네가 나를 깡그리 잊었을까

무섭다


물어보고 싶다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그저

지긋지긋한 악몽을 잊기 위한 순전한 액막이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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