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

by 선우

두 켤레의 신과

간단하게 챙긴 봇짐

튼튼한 두 다리를 챙기고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재촉해본다


길동무는 흐드러진 메밀꽃

별말 없는 까만 밤하늘

스산한 울음소리의 나무들


몸에 지닐 수 없는 것

이외의 것은 그 자리에

두고 가는 법


안주 한 점의 추억과

소주 한잔의 후회를 뒤로하고

엉덩이의 흙을 탈탈 턴 채

각설이는 동쪽으로 동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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