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by 선우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인 설원

두 칼날이 뒤엉킨다


가쁘게 내쉬는 숨

입김이 눈 앞을 가리고

살기 띤 칼날이

다시 춤을 춘다


멀리서 들려오는 말굽소리

기나긴 싸움의 끝을 알려주려


내 칼의 끝은

너를 베기 위해

벼린 것이 아니었는데


방심한 찰나

들어온 너의 검날

내 어깨를 베고

그 틈새에 나는

너의 목을 그었다


칼이 칼집에만 있으면 좋으련만

자꾸만 흐려지는 내 시야가

그때의 너와 나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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