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by 선우

벽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장지문 너머로 비치는

촛불의 흐릿한 무희가


기둥 뒤에 홀로 숨어있다가

그대의 발소리에 놀라

풀섶에 숨었소


누군가 머리 위를 톡

하고 치는 탓에

굽은 몸을 일으켜 세워


그대의 눈을 바라보려다

황급히 피해버렸소


도망가려는 발을 붙잡고

떨리는 나의 손을 모담아

동틀 녘 첫 번째 이슬을

그대에게 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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