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죽인 밤들이 노래를 불러

by 선우

힘없이 웃는 자정, 디바의 아리아

눈앞엔 한적한 도로 속 인적도 없는

귀를 쫑긋 세우는 관객들과 풀잎 소리

보이지 않는 영혼들의 군무를 보며

귀를 괴롭히는 방울소리와

사방에서 걸어오는 형체들이

깜빡 나도 모르게 졸았다 싶은

그때 눈을 뜬 그곳은 신세계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소녀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음표가

하프는 쉼 없이 연주하는구나

구름 속 떠있는 신전에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려 통성명

올려다본 팔 척의 신이시여

이곳이 바로 천국입니까

하는 순간 추락과 함께

마주 보는 천장 똑딱똑딱

메트로놈 현실 속 나의 기본값


다시 가 볼 수 없는 몽유도원

눈 감고 그때의 기억을 반추하며

닿을 수 없는 그곳의 아리아의 잔상

마음은 시리고 잠은 오지 않고

숨죽인 밤들은 다시 노래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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