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은 책가방
꼬질꼬질한 실내화와
남들 유행한다던 필통 하나 없이
멀쩡히 잘 지내왔는데
하필 오늘 신은 양말엔
구멍이 났다
깜빡했다
5교시 체조시간
실내체육관으로 들어가서
선생님께서는
신을 벗으라 하셨는데
완강히 젓는 고개
양갈래 머리 여자애가
눈을 도록도록 굴리며
나를 향해 묻는 표정과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건만
내 두 눈은 발끝을 향하고
인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
입을 앙다물고 참아보는 눈물
오늘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