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by 선우

갈게요

볼에 키스하려는데

당신은 피해버렸다


가진 게 서로뿐이라

도망가려 해도 우린


맨날 보던 드라마를 보며

소파에 퍼지게 앉아있는 둘

티비에서 나오는 네온 광선

우리를 덧씌운 진부한 장면들은

파노라마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밥 먹고 양치를 하듯

일 끝나고 집으로 가고

서로에게 서로를 가두면서

밀어내고 다시 끌어안고

뜯었다가 이어 붙이고를

수없이 반복하고 난 후


까먹어버렸다 우린


실타래의 시작점이 어디였는지

그냥 가위로 다 찢어버릴까 싶다가도

다시 등을 대고 서로의 곁에서

맥주 한 모금씩 홀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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