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지웠다를 반복
아까워서 내내 손에 쥐고 있다가
검게 손이 썩었다
흠칫 놀라
눈썹을 치켜떴지만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는 글자
내 안에 떠오르듯
상기되었던 단어들이
조금만 고개 돌리면
눈송이처럼 사라져 버렸던
짧은 생각들을
아무도 모르게 낚아채
흰 종이에 흩뿌렸다
마음에서 익지 않는다
아직 뜸이 덜 들여졌다
아장아장 걷는 피상적인 사념들을
고삐 풀어놓아도 괜찮을까 염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