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by 선우

향에 이끌려 미끄러지듯 들어간 가게

점원은 개개의 향 탄생비화를

열띤 마음으로 나눠준다

깊게 들이마신 향 위로 추억 하나 떠오르고

옛 향수에 못다 한 말들이 떠올라

마음을 뒤흔든 향수를 하나 집는다

진심 어린 향의 대화를 나눈 그 사람과 나는

얼굴 전연 행복의 웃음을 띄고

서로의 발자국을 뒤로한다


사람이 미어터지는 명동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교차로 서로 부딪히기 전에 멈춰 섰다

당신이 먼저 아니 내가 아니 그대가

어영부영하다가 시간이 흘렀다 갑자기

폭죽 터지듯 나오는 커플의 박장대소는

들뜬 크리스마스 저녁의 마음을 덥힌다


대미를 장식할 식사 손쉬운 문명의 이기

밝은 얼굴로 배달을 받고 돌아서던 차에

기사님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가신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만은 않았던 어느 것

나조차 묵연히 까먹고 있었던 일을

그는 태연스럽게 해내고야 만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묻는다


착하게 살았느냐


도리어 나는 산타에게 묻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기억 추억 사랑 진심 고마운 마음

죽음 눈물 이별 아픔 통증 시련


이 모든 것들의 교차적인 되새김질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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