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더 이상
예쁜 눈으로 쳐다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출근길
급하게 발을 옮기다
구석에 있는 사람을
발로 쳤다
- 한 푼 줍쇼
하는 노숙자에게
급하게 죄송합니다
사무적인 형식의 말만
남기고 나를 재촉했다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한 정거장씩 내릴 때마다
밀물과 썰물처럼 오고 가는데
누군가 한 사람의 어깨를 쳤다
- 아이씨...
죄송하다는 말도 없다
광경을 목격한 다수는
더욱더 싸해질 뿐이다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다
건물 속 로비의 그림을
마주해버렸다
- 너무 이쁘죠
눈이 맑은 한 아이가 말한다
그림은 아름답지도
눈길을 끌지도 못한다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이 세상을 더 이상
예쁜 눈으로만 쳐다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내가 더 이상 청춘이 아님을 알게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