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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샛별 Mar 01. 2021

무료 멤버십, 왜 할까?

이마트의 클럽 서비스를 보고

관심을 끄는 무료 멤버십


    엊그제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섰다. 모바일 상품권을 교환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이마트 매장을 향했는데, 벽에 늘어선 포스터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무료 멤버십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얼핏 봐도 멤버십 종류가 너무 다양해 무빙워크로 그 앞을 스치는 찰나에 모두 읽을 수 없었다. 뒤로 돌아가 더 살펴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많아 포기하고 대신 검색을 선택했다. 

    사실 이마트의 무료 멤버십 중에서 와인클럽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 역시 언젠가 매장에서 와인을 사면서 직원의 추천으로 가입한 적이 있다. 때때로 행사 알림이 오긴 했지만, 눈여겨보지는 않았다. 1인 가구이다 보니 대형마트에 갈 일도 많지 않았고, 전문적으로 와인을 다루는 매장도 오프라인에는 꽤 많아서였다. 

홈 화면 이미지 아래 각 클럽이 나열되어 있다.


    집에 오는 길에 이마트의 클럽 멤버십을 검색해보니 작년부터 공격적으로 다양한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마침 최근에 이에 대한 보도기사가 있어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기사 원문은 링크 참고 > '취향 존중' 대형마트 무료 멤버십 통했다


    지금 이마트앱에 들어가 보면 산지회클럽, 건강밥클럽, 와인클럽, 키친델리클럽, 미트클럽, 댕냥이클럽, 피코크클럽, 맘키즈클럽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순서가 나의 과거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순서일까 궁금했다. 특히 내 소비 데이터에서 가장 거리가 멀었을 '맘키즈클럽'이 제일 뒤에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다. 다만 실제로 각 클럽을 탐색해보니 노출 순서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클럽 전용 혜택의 유무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정확한 내부 로직은 알 수 없지만..)










무료 멤버십은 무엇을 제공하는가 


    요즘 많은 비즈니스가 구독, 멤버십처럼 지속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 브랜드가 제공하는 것이 유형의 제품이든 무형의 서비스든, 고객이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기에 당연한 흐름이다. 많은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은 고객이 지불한 금액보다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며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 

'건강밥 클럽'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

    반면 조금 전 살펴본 이마트의 클럽 서비스는 모두 무료다. 기존 SSG 통합 멤버십 고객이라면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입 직후부터 바로 해당 클럽 멤버에게만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 클럽에서 제공하는 혜택은 무엇일까? 그것도 몇 번의 클릭을 했을 뿐인데 제공되는 혜택이 큰 매력이 있을까 궁금했다. 각 클럽의 혜택들이 어떻게 다른지도. 이미 가입된 와인클럽의 경우 특정 육포의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내게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아, 추가로 몇 가지 관심 있는 클럽을 터치해서 가입해봤다. 건강밥 클럽의 멤버는 사진과 같은 이 달의 쿠폰을 받을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 이마트몰에서 잡곡을 구매했는데 매우 아쉬웠다! (야속한 타이밍!)


'산지회 클럽'의 혜택 프로그램 

    미트클럽과 산지회클럽의 경우도 웰컴 혜택으로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등록만 하면 받을 수 있는 할인이라, 이마트에서 해당 품목을 구매하려 한다면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마 예전에 내가 와인클럽에 가입한 이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요즘 이마트 매장의 회나 육류 코너에서도 이 클럽의 혜택을 홍보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혹시 알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제보해주시면 좋겠다 :D) 


    이 두 가지 클럽에서는 독특하게 스탬프 형식으로 계단식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행사상품의 구매금액 5천 원마다 1개의 스탬프를 받을 수 있고, 아래 이미지처럼 특정 개수의 스탬프를 모으면 추가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해당 클럽에 가입한 고객의 추가 구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도 있는 전략으로 보인다. 스탬프가 쌓일수록 받을 수 있는 쿠폰의 할인율이 점점 증가하는 것은 게임의 퀘스트를 연상하게 하는 익숙한 방식이다. 

    아슬아슬하게 스탬프 한 개가 모자라다면, 추가로 몇 천 원 더 구매해서 할인쿠폰을 받는 게 더 이익일 것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노린 것이 아닐까. 이런저런 조건 많은 혜택에 홀려 몇 천 원을 더 쓰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만 사는 게 낫다는 진실은 쇼핑 중에는 잘 떠오르지 않으니까.    






    이마트 외에도 무료 멤버십과 같은 클럽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은 더 있다. 이마트 앱에서 클럽 목록을 보면서 떠오른 것이 CGV였다. CGV는 'Club서비스'라는 메뉴에서 다양한 클럽을 만날 수 있는데 현재는 아트하우스클럽, 1318클럽, 커플링클럽, 치어스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나 역시 아트하우스 클럽(아트하우스는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CGV의 전용관이다)에 가입되어 있는데, 반기마다 커피와 영화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역시 이마트의 산지회 클럽이나 미트 클럽처럼 아트하우스 영화 관람 횟수에 따라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적립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무료 멤버십으로 회사는 무엇을 얻을까 


    위에 링크한 기사를 통해 이마트에서 꽤 많은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후 앱을 설치해서 (이마트몰 앱은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마트 앱은 처음 설치했다) 각 클럽이 제공하는 혜택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가장 알고 싶었던 것은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의 의도와 목적이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마찬가지다. 

    락인(Lock-in)을 위한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은 많지만, 클릭 몇 번으로 가입할 수 있는 무료 멤버십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회사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그 진짜 목적에 대해서는 직접 들어볼 수 없으니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몇 가지 답을 상상해본다. 만약 우리 서비스에서 무료 멤버십을 운영한다면 무엇을 제공하여 어떤 결과를 기대할까? 



자사몰, 자사앱 사랑

    가장 직접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앱 사용자'일 것이다. 매 회 화제몰이를 하며 시즌2로 돌아온 유튜브 예능 <네고왕>에서도 여러 번 목격했듯 회사는 '자사앱'과 '자사몰'에 진심이다. 그들이 자사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우선 다른 플랫폼을 경유하는 매출에 비해 수수료가 없으니 더 큰 이익률을 보일 것이다. 우선 고객이 들어오기만 하면 많은 상품/서비스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한 광고비를 지출할 필요도 없다. 내 땅이니 자유롭게 내가 알리고 싶은 내용을 알릴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의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타사를 경유하는 매출의 경우 세부 구매품목도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렇게 판매되는 상품 데이터가 무수히 많으니 분석을 해보자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가 고객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RFM(최근 거래일 : Recency, 거래 횟수 : Frequency, 거래금액 : Monetary) 정도였다. 회사에서 관리하는 '회원번호' 또는 '회원 ID'와 연결할 수 있는 키도 없었다. 거래 합에 대해서만 그것도 익명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얼마나 다양한 상품을 탐색하고 관심을 보였(클릭)으며, 어디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결국 무엇을 선택했는지까지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사앱 데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편적이다. 

    고객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2차, 3차 경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몇몇 회사들이 다른 곳에서 구매한 상품을 자사 사이트에 등록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한다. 이는 명백하게 불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일 것이다. 그 포인트는 데이터의 가치에 비하면 (물론 잘 활용할 경우) 저렴한 보상이 된다. 



고객이 말하게 한다

    클럽 서비스는 고객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케팅 활동의 타율, 즉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는 것은 이제 누구나 하는 일이 됐다. 모두를 대상으로 한 Mass Marketing 대신 개인화나 Segment 기반의 마케팅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취향을 알아내려면 다방면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 데이터를 잘 가공해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의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데이터로는 'WHY'를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객들을 초청해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하기도 하고, 서베이 등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런데 클럽 서비스는 복잡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고객이 말하는 것을 바로 들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고객이 말하도록 '쿡' 찌를 수 있다. 고객은 자기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클럽 가입'이라는 명확한 행동으로 말한다. 서비스 파악을 위해 여러 클럽을 알아보는 동안에도 나는 '미트클럽'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내가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고, 혜택을 받아 지속적으로 소비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아서다. 비슷하게 '피코크클럽'도 가입하고 싶지 않았다. 인스턴트보다는 건강식을 먹고 싶고, 그래서 '건강밥클럽'을 선택했다. 클럽 가입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여러 혜택 중에 내가 선택하는 혜택은 나의 취향 또는 맥락이 된다. '건강밥클럽'에 일반 쌀와 영양곡 쿠폰이 있었는데 나는 영양곡 쿠폰만 받았다. 만약 '와인클럽'에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쿠폰이 따로 있었다면 나는 레드와인을 선택했을 것이다. 

    혹시 로그인을 했을 때 '당신을 알려주세요'라며 이런 것들을 물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응답을 마치면 특정 포인트나 쿠폰을 제공한다고 가정해보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어떤 혜택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고민 없이 '응답하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정보를(채식, 반려동물, 아이 유무와 같은) 제공하는 건 그만큼 내밀한 일이다. 클럽 서비스는 이것을 '정보 제공'에서 '현명한 선택'으로 유연하게 바꾼다. 고객은 그저 특별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어떤 모임의 멤버가 되기를 선택했을 뿐이다. 회사는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얻는다. Win-Win이다. 누가 얻은 이익이 더 클지는 이후의 활용에 달려있다. 물론 고객이 얻은 '혜택'은 한도가 있고, 브랜드가 얻은 '정보'에는 활용의 한계가 없다. 



혜택을 받지 않는다, 얻는다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는 데이터 확보의 관점에서 상상할 수 있는 무료 멤버십의 목적이었다. 이런 생각을 했던 이유는 우리 서비스도 이런 형태의 멤버십을 운영한다면 개인화의 허들을 한 단계 낮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클럽 서비스에는 이런 '데이터' 관점과 별개로 '고객이 직접 얻는다'는 특징도 있다. 여기서 방점은 '직접'에 있다. 아무런 노력 없이 주어진 것과 내 행동의 대가로 얻은 혜택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다르다. 그런 면에서 기본적으로 무료 멤버십은 유료 멤버십보다 느슨하다. 고객이 아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으므로, 이 혜택을 누려야겠다는 의지도 약할 수 있다. 클럽 서비스는 가입은 무료지만,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직접 쿠폰을 다운로드하는, 또는 조건을 달성하는 수고로움을 비용으로 받는다. 

    클럽에 가입된 고객 모두에게 쿠폰을 발급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오히려 구현 관점에서는 쿠폰 다운로드 화면을 매번 새로운 혜택이 생길 때마다 만드는 것이 더 번거로운 일이다. 새로운 이미지도 필요하고, 페이지 수정 작업도 해줘야 한다. 그런데도 이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고객을 '귀찮게' 한다. 매월 내 등급에 맞는 쿠폰을 직접 다운로드하게 만드는 곳은 잠깐 생각해도 서너 개씩 떠오를 것이다. 왜 이렇게 하는 걸까?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에는 가치가 없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클럽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 같은 혜택을 거리에서 받았을 때 내가 같게 느낄까? 이성적으로는 동일한 가치인 것이 맞지만 인간은 보통 내가 직접 얻은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받는 것과 얻는 것은 그렇게 다르다. 



    외부에 잘 공유되지는 않지만 내부 실험으로 얻은 인사이트들을 각 회사에서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한 때 내가 담당한 쇼핑몰에서 쿠폰의 사용률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많은 쿠폰들이 지급되는데 사용률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이었다. 당시 쿠폰 사용현황을 분석해보니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2번의 '직접 다운로드'는 결국 가만히 있을 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행동을 통해 얻었을 때 더 큰 가치를 느낀다는 의미로 보였다. 일괄 발급하던 쿠폰을 직접 다운로드하는 것으로 변경해봤는데, 발급 수는 줄었지만 사용률은 높아졌다. 


    1. (당연하게도) 쿠폰 자체가 매력적일 때 사용률이 높았다.
        쿠폰의 매력은 할인율이나 할인금액, 또는 사용 조건을 고려한 실제 체감 혜택으로 판단했다. 

    2. 직접 다운로드한 쿠폰의 사용률이 높았다. 

        자동으로 발급되는 쿠폰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혜택이 클 때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참여를 요구하고 그 이후 쿠폰을 다운로드한 경우 사용률이 높았다.

    3. 선착순이나 당일 내 사용 등으로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에도 사용률이 치솟았다. 


    처음에 링크한 기사의 말미에는 이마트 무료 멤버십 서비스의 성과도 언급된다. 특히 스탬프 적립을 통해 받은 쿠폰의 사용률이 54%에서 최대 70%까지 이르렀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예전 분석 경험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일반적으로 할인 쿠폰의 사용률은 혜택이 클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혜택의 매력이 사용률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스탬프 적립을 통한 계단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이마트의 2개 클럽에서 모든 스탬프를 모은 고객은 30%(미트클럽), 또는 40%(산지회클럽)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아마 사용률이 최대 70%까지 이르렀다는 쿠폰은 그 정도 단계를 도달해서 받은 높은 할인율의 쿠폰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10% 내외의 할인쿠폰도 50%대, 일반적인 쿠폰 사용률을 크게 초과하는 셈이다. 

    이 수치에는 그 쿠폰들이 스스로 행동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는 점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쿠폰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는 아주 사소한 행동부터, 꾸준히 이마트 매장에서 해당 카테고리의 상품을 소비한 대가로 받은 '정당한' 것이다. 이건 그냥 날짜가 지나가게 둬서 가치를 잃을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객이 쿠폰을 사용했다는 것은 매장을 다시 한번 방문했다는 뜻이다. 그 방문에서 발생하는 추가 매출은 클럽 서비스가 만들어 낸 것이다. 





    우연히 만난 클럽 서비스를 보며 고객의 데이터를 유연하게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에서 '왜 할까'를 묻게 됐고, 스스로 답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좋은 무료 멤버십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객으로부터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오랜만에 데이터를 얻는 아주 부드러운 방식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제공하는 데이터로 혜택을 받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을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된다면 가장 큰 혜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가로 몇 가지 상상을 더 보태본다. 1차적인 관심사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금 더 나아가 클럽 서비스 내에 커뮤니티 기능을 운영한다면 어떨까?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가상의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 활동에 따라 해당 사용자가 작성한 리뷰 옆에 클럽과 등급 배지를 달아주면 조금 더 신뢰가 생기지 않을까? 스테이크 시즈닝을 고른다면 미트 클럽의 배지가 달린 리뷰를 더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배지와 리뷰를 보고 다시 새로운 고객들이 클럽에 유입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굳이 지인에게 추천하라는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Referral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분석 관점에서는 초기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위 '먹히는' 클럽을 선정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마트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클럽을 선정했을지도 모른다. 고객들의 이용, 구매 행동이 크게 구분되는 지점이나 선호에 따른 행동 차이가 명확한 곳에 클럽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관심을 보일 수 있고 누구나 소비하는 것은 클럽의 주제로 성공하기 어렵다. 다만 클럽 서비스가 다양해질수록 개별 클럽의 혜택을 (혜택이 자주 변경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운영하는 리소스가 부담이 될 것이다. 가장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사용자들에게 가장 가치를 줄 수 있는 교집합을 찾는다면 어쩌면 그 클럽이 브랜드의 새로운 상징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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