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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n 25. 2024

모나코에도 스타벅스는 있다


프랑스 동부해안에 인접한 모나코 Monaco 는 연중 내내 맑고 따뜻한 날씨, 수려한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해안을 자랑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면적으로 따지자면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지만 1인당 GDP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기도하다. 한 마디로 작지만 큰 나라인 것이다.


이 작은 도시국가가 수많은 사람들의 파라다이스가 된 데에는 타고난 지리적, 환경적 이점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와 당대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당시 현실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동화 속 스토리로 전 세계가 들썩였고, 그들의 결혼은 과거에서 출발해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주요 관광요소가 되었다.


나라의 주 수입원은 호스피탈리티 산업으로, 카지노, F1 모나코 그랑프리, 화려한 호텔과 쇼핑센터, 클럽 풀 파티 등이 지갑 두둑한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또한, 내로라하는 세계의 부호와 셀러브리티들은 콘도와 별장을 사고 요트를 정박해 놓으며, 이곳을 그들의 놀이터이자 안식처로 삼는다. 무엇보다 모나코에는 세금이 없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길을 거닐다 아무렇지 않게 마주치는 가지각색 슈퍼카와 언덕을 가득 메운 고급빌라들, 항구에 줄지어 늘어선 호화로운 요트는 또 다른 관광요인을 창출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모나코에서 빼놓지 말고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당당히 “스타벅스!”라고 외치겠다. 모나코의 부동산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직접 경험한 바 모나코의 물가는 타 유럽 대비, 아니 전 세계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비싸게 더 비싸게를 외치며 ‘작지만 매운’ 도시국가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뽐낸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런 모나코에도 스타벅스 Starbucks는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스타벅스가 진출한 곳을 세는 것보다 진출하지 않은 곳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어느덧 스타벅스는 세계인의 일상이자 삶의 방식이 되었다. 심지어 관광객들은 여행지에서 마저 일부러 그 나라, 도시 특유의 콘셉트를 지닌 스타벅스를 찾아다닌다. 이는 스타벅스가 단순한 카페 체인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나코에는 모나코를 닮은 스타벅스가 있다. 특별한 인테리어도, 시원한 실내좌석도 없지만 지중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여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는 너른 지평선이 펼쳐지고 뒤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둘러싸고 있으니, 이미 그 자체로 충분했다.




야외테라스 파라솔 아래 앉아 맞이하는 상쾌한 공기와 바닷바람, 따스한 햇살, 그리고 지중해 푸른 물결에 담긴 모나코의 얼굴.


커피 한 잔 값으로 연출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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