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Katseye 캠페인으로 ‘문화적 존재감’을 되찾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Gap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방을 날렸습니다. 그 비밀은 다름 아닌 K-팝.
최근 Gap이 글로벌 걸그룹 Katseye와 함께 선보인 “Better in Denim” 캠페인은 단 3일 만에 2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향을 일으킨 캠페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Katseye 멤버들이 2000년대 히트곡 Milkshake에 맞춰 로우라이즈 진을 입고 춤추는 장면은 단순한 광고를 넘어, 데님과 Y2K 리바이벌, K-팝 팬덤을 절묘하게 엮어낸 문화적 이벤트였습니다.
Gap CEO 리처드 딕슨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옷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문화 대화의 일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K-팝 전략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습니다.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팬덤이 참여하는 문화 생태계로 확장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왔습니다. Gap 역시 같은 방식으로, 단순히 ‘옷을 파는 기업’을 넘어 문화적 존재감(cultural relevance)을 구축하려는 것이죠.
K-팝은 지금 전 세계 브랜드들이 가장 주목하는 ‘문화적 파트너’입니다.
팬덤 파워: Katseye 같은 글로벌 K-팝 그룹은 단숨에 수백만 명의 팬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Gap의 조회수 폭발도 결국 팬덤의 확산력이 뒷받침된 결과입니다.
트렌드 메이킹: K-팝은 음악뿐 아니라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까지 팬들이 따라 하고 싶은 문화 코드로 작동합니다. 로우라이즈 진, 배기 핏, 와이드 핏 같은 Y2K 데님 트렌드가 K-팝 아티스트를 통해 더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죠.
스토리텔링: K-팝은 ‘세계관’과 ‘콘셉트’를 중심으로 강력한 서사를 쌓습니다. Gap이 강조한 ‘트렌드 라이트 제품 +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공식은 K-팝 산업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방정식입니다.
Gap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데님을 단순한 의류가 아닌 퍼포먼스의 무대로 재해석했습니다.
Old Navy 매장은 ‘데님 숍’을 만들어 카테고리 몰입을 유도하고,
Gap은 배기, 바렐, 이지 풀온 등 트렌디한 핏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것은 K-팝의 무대 연출과 비슷합니다. 아이돌 무대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패션, 스타일, 메시지까지 총체적 경험으로 소비되듯, Gap도 데님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무대로 만든 것이죠.
Gap의 Katseye 캠페인은 한국 브랜드들에게도 몇 가지 인사이트를 줍니다.
글로벌 팬덤을 문화 파트너로 활용하라 – 단순 모델 기용이 아닌, 팬덤 확산력과 참여 문화를 브랜드 자산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제품+문화 서사 결합 – 단순 기능 강조가 아니라, 트렌드와 감성을 입힌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머천다이징 강화 – Gap이 제품 코디법과 영상을 적극 활용하듯, 한국 브랜드도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떻게 입고, 어떻게 즐길지’ 가이드를 제공해야 합니다.
Gap은 한때 미국 패션의 아이콘이었지만, 시대 변화 속에서 존재감을 잃어갔습니다. 그러나 K-팝과의 협업으로 다시 한 번 대중의 시선을 끌며 “브랜드가 문화 대화의 일부가 되는 순간”을 만들어냈습니다.
K-팝은 이제 음악 산업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들의 마케팅 교과서가 되고 있습니다. Gap의 Katseye 캠페인은 그 교과서의 가장 최근이자 생생한 사례이죠.
앞으로 누가 더 창의적이고 진정성 있게 K-팝과 손을 잡느냐가, 글로벌 브랜드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