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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마케팅은 ‘도박’이 아니다

확률을 내 편으로 만드는 브랜드의 전략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1. 도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략의 게임

호주의 블랙잭 천재이자 현대미술관 MONA의 창립자 데이비드 월시(David Walsh) 는 2억 달러를 카지노에서 벌어 미술관을 세운 인물이다.
그의 성공 방식은 단순히 ‘운이 좋은 도박’이 아니라, 확률을 계산하고 시스템을 이해한 전략적 플레이였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의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많은 브랜드가 “한 번만 터지면 된다”는 마음으로 바이럴을 시도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Salt Bae의 레스토랑은 연간 55억 원의 적자를 내고, Prime 에너지드링크는 판매가 71% 급락했다.

즉, 바이럴은 ‘문화와 브랜드가 우연히 결합할 때 일어나는 짧은 불꽃’이다.
그러나 그 불꽃을 통제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다.


2. “도달(Reach)”이 곧 성장의 열쇠다

System1의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감정적인 명작 캠페인이라도 ‘도달 범위(Reach)’가 좁으면 실질적 이익은 미미하다.
IPA의 Les Binet 역시 “ROI 효율성과 수익 창출 능력은 상관관계가 약하다”고 밝혔다.

핵심은 명확하다.
예산이 클수록, 더 넓게 도달할수록, 브랜드는 성장한다.

그렇다면 왜 많은 브랜드의 바이럴은 일시적 불꽃으로 끝날까?
바로 대부분이 ‘전략 없이 카지노에 입장하기 때문’이다.


3. Lesson 1: ‘카운팅’할 줄 아는 브랜드만이 산다

“바이럴을 원한다면, 카드 카운팅을 배워라.”
즉, 전략·리소스·팀을 갖춘 상태에서 확률을 조정하라는 뜻이다.

무작정 ‘운’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반복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KFC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떠올려보자.
처음엔 ‘해킹당한 줄 알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그 혼돈 속에는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 있었다.

광고대행사 Uncovered 가 구축한 새로운 소셜 전략은 유머와 밈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 결과, YouGov 브랜드 추적 데이터상 KFC의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 모두 상승했다.

이것이 바로 “카드를 세는 브랜드”다.
Duolingo, Liquid Death, 그리고 KFC처럼 창의성과 데이터, 팀워크가 결합한 브랜드만이 ‘지속 가능한 바이럴’을 만든다.


4. Lesson 2: ‘불꽃’을 브랜드 자산으로 바꿔라

데이비드 월시는 결국 카지노를 떠나, 번 돈을 MONA에 투자해 문화적 유산으로 남겼다.
바이럴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대박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그건 그저 사라지는 불꽃일 뿐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틱톡 모찌 열풍’으로 폭발적 인기를 끈 Little Moons 가 그 대표적 예다.
그들은 바이럴의 이유를 몰랐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소비자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대형 유통망 입점과 유료 미디어 투자로 이어가며 브랜드를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35% 낮은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한 Liquid Death 처럼 내부에 Netflix급 작가진을 구성하고,
‘바이럴 신호’(댓글 대비 공유율)가 감지되면 유료 미디어로 확장하는 구조적 시스템을 만든 브랜드도 있다.

즉, 바이럴을 ‘단기 이슈’에서 ‘장기 성장 엔진’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현대 마케터의 진정한 역량이다.


5. 도박이 아닌, ‘지능형 실험’으로

오늘날의 마케팅은 겉보기엔 도박처럼 보인다.
어떤 영상이 터질지, 어떤 크리에이터가 효자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률’을 관리하고, ‘타이밍’을 통제할 줄 아는 브랜드만이 게임을 이긴다.
Les Binet의 연구처럼, 심지어 ‘존 루이스(John Lewis)’조차 그 감동적인 바이럴 캠페인의 대부분 도달을 유료 미디어로 확보했다.

결국 바이럴은 ‘운’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작은 브랜드라면 카지노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훈련하고, 확률을 계산하며, 언제 멈출지 알아야 한다.


David Walsh식 마케팅

“하우스(플랫폼)가 이기지 않고, 브랜드가 이기게 하라.”

바이럴은 예술이 아니라 과학과 직관의 균형이다.

감각적인 아이디어와 정교한 데이터 전략, 그리고 도달 중심의 확장 전략이 함께할 때

‘운’이 아닌 ‘성장’을 만든다.

결국, 현대 마케팅의 진짜 고수는 도박꾼이 아니라 수학자다.
그들은 감정의 파동을 계산하고, 문화의 흐름을 예측하며,
확률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Key Takeaways | 브랜드가 배워야 할 3가지 원칙

1. 전략적 확률 관리

운에 기대지 말고 팀, 예산, 전략으로 ‘확률’을 설계하라

예.KFC, Duolingo


2. 단기 바이럴 → 장기 자산화

한 번의 불꽃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라

예.Little Moons, Liquid Death


3. 유료 도달의 힘

바이럴조차 Paid Reach와 결합되어야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예.John Lewis,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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