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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와 알파세대가 바꾸는 소비의 DNA

차세대 문화·패션·디지털 트렌드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미국의 대표적인 청년 패션 브랜드 팩선(Pacsun)이 최근 발행한〈Youth Report 2025는 Z세대(Gen Z)와 알파세대(Gen Alpha)가 어떤 가치관으로 사고하고 소비하며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리포트는 11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체성(Identity), 패션 인스피레이션, 디스커버리, 소셜미디어, 금융, 멘탈헬스의 여섯 가지 축에서 세대별 특징을 분석한다.


“나는 나다” — 개성과 자기 영향력의 시대

Z세대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32%)’고 답했다.
이들은 부모나 유명인, 교사보다 자기 결정권(Self-influence)을 중시하며, 외부의 기대보다는 내면의 기준으로 정체성을 정의한다.
이는 미국 사회의 ‘개인주의적 문화(rugged individualism)’ 속에서 성장한 세대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알파세대가 Z세대보다 훨씬 ‘외부 영향’에 열려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성장기에 있고, 인플루언서나 셀럽의 스타일을 모방하면서 정체성을 실험한다.
Z세대가 “나는 누구의 팬이 아니라 나 자신”을 강조한다면, 알파세대는 “나도 언젠가 그처럼 될 거야”라는 동경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스타일은 ‘느낌’에서 시작된다 — 패션 인스피레이션의 전환

Z세대가 패션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Comfort’(편안함)과 ‘Confidence’(자신감)이다.
겉모습보다 “옷이 나를 어떻게 느끼게 만드는가”에 집중한다.
반면 알파세대는 소셜미디어 세대답게 “어떻게 보이는가(How I want to be seen)”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에게 패션은 감정보다 퍼포먼스다 — 콘텐츠를 위한 옷, SNS 피드를 위한 룩.

리포트에 따르면 Z세대의 47%가 “더 자신감을 느끼고 싶어서 스타일을 바꾼다”고 답했으며,
알파세대의 70%는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영향으로 옷을 입는다”고 밝혔다.
패션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자기 표현(Self-expression)과 디지털 정체성(Digital Identity)의 도구가 되었다.


TikTok은 새로운 ‘검색 엔진’이다

66%의 청년층이 ‘뉴스와 팝컬처 트렌드’를 TikTok에서 접한다고 답했다.
#News 해시태그는 2025년 6월 기준 1,450만 개의 게시물을 넘겼으며, ‘#TikTokFashion’은 1,3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이제 TikTok은 더 이상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아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는 여기서 뉴스를 보고, 브랜드를 발견하며, 구매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영화 〈How to Lose a Guy in 10 Days〉(2003) 속 ‘버터 옐로 드레스’가 2025년 여름 TikTok에서 다시 유행하면서 Google 검색량이 폭증한 사례는 ‘Anemoia(겪어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보여준다.
과거의 낭만을 디지털 시대에 재해석하는 감성이, 패션과 콘텐츠 트렌드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 정체성의 실험실

Z세대와 알파세대 모두 “소셜미디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 경험은 복합적이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수차례 무의식적으로 스크롤한다”고 답했고,
특히 여성 응답자들은 ‘비교(Comparison)’가 부정적 감정의 가장 큰 원인(40%)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3/4의 알파세대가 “SNS 콘텐츠를 위해 옷을 산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들에게 피드는 일기장이며, 팔로워는 청중이다.
이 현상은 단순한 소비 패턴이 아니라 콘텐츠 창작을 통한 자기 실현 욕구의 결과다.

또한 응답자의 22%가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는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가 Z세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을 의미한다.


돈의 가치: “지속가능성보다 가성비”

56%의 청년층은 “항상 가장 좋은 딜을 찾는다”고, 53%는 “제품의 내구성”을 구매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흥미롭게도 ‘친환경 제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응답자는 단 5%에 불과했다.
즉, 이 세대는 ‘윤리적 소비’보다 ‘경제적 현실’을 먼저 계산하는 세대다.

소비의 주체성 또한 커지고 있다.
응답자의 45%가 “내가 번 돈으로 소비한다”고 답했고, 이는 단순히 용돈 개념을 넘어 ‘경제적 독립’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멘탈 헬스가 피지컬 헬스를 앞지르다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를 묻는 질문에, 42%가 ‘정신 건강(Mental Health)’을 1순위로 꼽았고 ‘신체 건강’을 선택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팬데믹, 사회 불안, 경제적 압박, 그리고 SNS 비교문화는 이 세대가 ‘마음의 회복력(Resilience)’을 가장 필요한 자산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스트레스 완화 방법 1위는 음악 감상(48%), 2위는 충분한 수면(36%)이었다.
Z세대에게 음악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치유(Self-soothing)의 도구다.


브랜드를 위한 인사이트

1. 진정성(Authenticity)
청년층의 26%는 “브랜드와의 개인적 경험이 브랜드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유명인 협업보다 직접적인 체험·고객 경험이 브랜드 신뢰를 만든다.

2. 창작 참여(Participation)

Z·알파세대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 공동 제작자(Co-creator)이다.
이들이 브랜드를 발견하고, 해시태그를 만들어내며, 문화 트렌드를 확산시킨다.

3. 감성적 피드(Emotional Feed)
이 세대에게 소셜미디어는 감정적 확장 공간이다.
정서적 공감(Empathy)을 전제로 한 캠페인과, 멘탈헬스 이슈를 포용하는 스토리텔링이
브랜드의 신뢰도와 호감도를 결정짓는다.


“다음 세대는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을 마케팅한다”

<Pacsun Youth Report 2025>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 세대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세대’가 아니라 ‘자신을 브랜드화(Self-Branding) 하는 세대’라는 점이다.

그들은 더 이상 외부의 영웅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TikTok의 짧은 영상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고, 패션과 콘텐츠를 통해 정체성을 증명한다.

Z세대 이후의 소비자는 광고의 대상이 아니라, 서사의 공동 저자다.
이들에게 다가가려면 ‘판매’가 아니라 ‘참여’를 제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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