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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달보다 ‘공명(Resonance)’이 중요한 이유

AI 시대의 어필리에이트 & 인플루언서 마케팅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2025년, 어필리에이트(affiliate) 마케팅은 조용히 ‘주인공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eMarketer의 최신 보고서 <Affiliate Marketing 2025>에 따르면 올해 미국 광고주들은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에 124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 대비 10.2% 증가한 수치로,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13%, 즉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7달러 중 1달러가 어필리에이트를 통해 발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성장의 중심에는 단순한 링크나 쿠폰 코드가 아닌, AI와 인플루언서의 결합이 있다.
그리고 이 조합은 지금, 마케팅의 신뢰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고 있다.


1. ‘팔로워 수’의 시대는 끝났다: 도달에서 공명으로

PartnerCentric의 보고서 *〈The Anxiety of Influencers: Top Trends in Influencer Marketing 2025〉*는 흥미로운 역설을 보여준다.
미국인의 76%가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지만, 단 17%만이 그들을 가장 신뢰하는 제품 추천 원천으로 꼽았다.
반면, 63%는 ‘대중의 리뷰나 커뮤니티 의견’을, 20%는 ‘AI 추천’을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즉, 모두가 인플루언서를 보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줄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영향력’이 아니라 ‘신뢰’에 있다.

이제 마케팅은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는 것보다,
얼마나 공감되고 진정성 있게 전달되느냐, 즉 resonance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PartnerCentric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0%는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기존 광고보다 더 오래 기억하며, 절반은 실제 구매 경험이 있다.
평균 지출액은 372달러에 달한다.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공감과 신뢰의 균형을 맞추는 브랜드만이 그 성과를 실질적 매출로 전환할 수 있다.


2. AI가 다시 쓰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의 법칙

eMarketer는 “생성형 AI가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의 룰을 새로 쓰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쇼핑 어시스턴트이자 추천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중반까지, ChatGPT에서 ‘쇼핑 관련 질의’는 다른 어떤 주제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이제 AI는 콘텐츠를 읽고, 추천하고, 어필리에이트 모델을 실험하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되었다.
예전에는 블로거가 제품을 소개했다면, 이제는 AI가 그 역할을 맡는 셈이다.

그러나 PartnerCentric의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소비자가 AI 생성 인플루언서에 불안감을 느낀다.
기술이 ‘쇼핑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환영하지만, ‘신뢰를 흉내내는’ 것은 거부한다는 의미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균형에 있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빠르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되, 영향력의 본질 — 인간적인 공감과 관계성 — 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겨야 한다.


3. 인플루언서 마케팅, 이제는 ‘성과 중심’으로 진화해야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본래 책임성과 측정 가능성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그 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여전히 ‘도달률’과 ‘좋아요 수’ 같은 허상적 지표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가 소비자 여정 전반을 바꾸면서, 인플루언서 역시 어필리에이트와 동일한 성과 기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단순한 참여(engagement)가 아니라, 증분 매출(incrementality)을 입증해야 하는 시대로 전환된 것이다.

이제 브랜드는 ‘표면적 참여’가 아닌

실제 신규 구매자 유입,

구매 전환율 향상,

AI 추천 알고리즘 내에서의 순위 상승같은 실질적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결국 원칙은 하나다.

“모든 1달러는 측정 가능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어필리에이트의 본질이자,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4. ‘공명(Resonance)’의 시대를 위한 새로운 기준

AI 시대의 마케팅은 기술로 움직이지만, 신뢰로 완성된다.
소비자는 ‘진짜 사람의 이야기’를 원하고, 브랜드는 ‘투명한 성과’를 원한다.

두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공명형 마케팅(Resonance Marketing)이다.
이는 단순히 브랜드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브랜드, 그리고 크리에이터가 서로의 가치에 공감하며 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믿음을 설계하는 마케팅

어필리에이트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만나는 지점에서,
AI는 그 둘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승부를 가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진정성의 공명이다.

영향력이란, 가장 크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했을 때 믿음을 얻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2025년 이후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더 이상 ‘누가 더 보이는가’의 게임이 아니다.

누가 더 신뢰받는가 — 그것이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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