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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링글스, ‘Once You Pop’의 귀환

Z세대를 위한 복고와 ‘언힌지드(미친듯한)’ 유머의 완벽한 조합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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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gles | Duck King

90년대 감성과 ‘언힌지드(unhinged)’ 콘텐츠의 시대가 만났다.
스낵 브랜드 프링글스(Pringles) 가 1996년의 상징적인 슬로건 “Once You Pop, The Fun Don’t Stop” 을 2025년 버전으로 재해석하며 돌아왔다.
새 캠페인명은 한층 과감하게 바뀐 “Once You Pop, The Pop Don’t Stop.”

이는 단순한 복고 리바이벌이 아니다.
프링글스는 지금 세대가 열광하는 ‘밈적 감성’, ‘짧고 강렬한 몰입’,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유머’를 결합해 Z세대 중심의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다.


90년대 감성, Z세대 밈으로 재해석하다

이번 캠페인은 FCB New York이 제작했으며, 첫 번째 영상 ‘Duck King’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한 청년이 프링글스로 ‘오리 입술’을 만든 순간, 진짜 오리들이 나타나 그를 ‘왕’으로 모시는 초현실적 장면이 펼쳐진다.
이는 명백히 ‘언힌지드’(absurd + surreal)한 전개다.
하지만 그 황당함 속에는 Z세대가 공감하는 ‘자기 풍자’, ‘밈화 가능한 유머’, ‘짧지만 중독적인 서사’가 있다.

Z세대의 피드(Feed)는 이미 현실과 비현실,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움이 뒤섞인 ‘카오틱 리얼리즘(chaotic realism)’으로 가득하다.
프링글스는 바로 그 감각을 정조준했다.

“우리는 프링글스의 기능적 특성을 ‘재미’로 끌어올리고, 그것을 Z세대의 피드에 어울릴 만큼 미친(unhinged) 방향으로 밀어붙였다.” – Dan Kelly, FCB New York ECD


“Fun Don’t Stop”에서 “Pop Don’t Stop”으로 — 단어 하나의 변화가 만든 세대 교체

1996년의 원 슬로건 “Once You Pop, The Fun Don’t Stop” 은 그 시절 소비자에게 **‘끝없는 즐거움’**을 약속했다.
하지만 2025년의 리뉴얼 버전은 ‘팝’(pop)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 변화는 단순히 말장난이 아니다.
‘팝’은 이제 스낵의 개봉 소리뿐 아니라, 밈이 터지는 순간, 콘텐츠가 바이럴되는 찰나를 의미한다.
즉, “The Pop Don’t Stop”은

“한 번 터지면 멈출 수 없는 밈, 한 번 열리면 멈출 수 없는 재미” 로 진화한 것이다.

이는 프링글스가 ‘제품 중심의 유머’ → ‘소셜 중심의 유머’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신호다.


‘Absurdity as Strategy’: Z세대 유머 공식

프링글스의 이번 캠페인은 최근 브랜드 트렌드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한다.
Z세대는 완벽함보다는 ‘이상함’, 진지함보다는 ‘아이러니’, 메시지보다는 ‘밈 가능성’을 선호한다.

E.l.f. Cosmetics의 “Eyes.Lips.Face.”나 Duolingo의 혼돈스러운 틱톡 운영처럼,
이 세대에게 ‘정상적인 브랜드’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즉, ‘언힌지드(Unhinged)’는 새로운 마케팅 언어다.
‘이게 뭐야?’ 싶은 장면일수록 스크롤을 멈추게 하고, 공유를 유도한다.
프링글스는 그 감각을 정확히 읽고, 브랜드 DNA 안에 유머와 혼란을 이식했다.


브랜드 리포지셔닝의 교훈

Ipsos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69%의 소비자들이 ‘Once You Pop’ 슬로건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중 51%는 프링글스와 바로 연결 짓는다.
즉, 과거의 브랜드 자산은 여전히 강력하다.

프링글스는 여기에 새로운 감각의 코드를 얹었다.

복고(Retro) + 비합리적 유머(Absurd Humor)

제품 경험(Functional) + 밈 확장력(Social Viral Potential)

향수(Nostalgia) + 현재성(Cultural Relevance)

이는 ‘세대 간 브리지 전략’의 훌륭한 사례다.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지금의 언어’로 말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확장했다.


마케터를 위한 인사이트

과거의 자산은 리뉴얼의 자원이다.
→ 브랜드 히스토리를 단절시키지 말고, 새로운 문맥으로 재해석할 것.

Z세대는 ‘정상적이지 않은’ 브랜드를 더 신뢰한다.
→ 완벽함보다 진정성, 논리보다 밈성.

유머는 ‘콘텐츠 공유의 가장 강력한 촉매’다.
→ 웃긴 건 단순히 재미있는 게 아니라, 전파 가능한 것이다.

‘Pop’은 제품이 아닌 문화적 순간이다.
→ 브랜드 메시지를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밈으로 번역해야 한다.


‘미친 유머’가 만드는 브랜드의 지속력

프링글스의 ‘Once You Pop’ 리바이벌은 그저 복고를 재활용한 캠페인이 아니다.
이는 세대 간 언어를 번역한 리브랜딩 실험이자, 유머를 문화적 자산으로 확장하는 마케팅 전략의 모범사례다.

브랜드는 진지할 필요가 없다.
대신, 공유될 이유가 필요하다.
프링글스는 바로 그 이유를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재미” 속에서 다시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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