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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의 10년 만의 리브랜딩

불꽃처럼 뜨겁고, 한층 더 ‘크레이버블’해진 브랜드의 진화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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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년 만의 리뉴얼, “도미노스(Dommmino’s)”로 다시 태어나다

도미노피자가 2012년 이후 10여 년 만에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브랜드의 오랜 파트너사 WorkInProgress가 주도했으며, 핵심 콘셉트는 단 하나 — “뜨거운 피자처럼, 살아있는 브랜드”다.

리브랜딩의 중심에는 새로운 색, 새로운 서체, 그리고 음악까지 있다.
도미노의 상징인 빨강과 파랑은 한층 더 선명하고 ‘불꽃의 중심’을 연상시키는 색감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 새롭게 공개된 전용 서체 ‘Domino’s Sans’, 그리고 그래미 후보에 오른 컨트리 아티스트 Shaboozey가 참여한 신곡 ‘Dommmino’s Jingle’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완성한다.

이제 도미노의 이름은 ‘Domino’s’가 아닌 ‘Dommmino’s’ —“mmm”이라는 한 글자가 더해져,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음~ 맛있다”는 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2. 단순함 속의 자신감: 피자 상자까지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도미노의 리브랜딩은 단지 로고나 컬러의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피자 상자’ 자체를 브랜딩의 매개체로 삼았다.

기본 피자 박스는 더욱 밝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두 개를 마주 놓으면 도미노 로고를 완성하도록 설계됐다.

핸드메이드 팬피자와 파르메산 스터프 크러스트 제품은 블랙 & 메탈릭 골드 포장으로 업그레이드되어,
프리미엄 피자 라인의 ‘리치함’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이는 ‘패스트푸드’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맛의 자신감’과 ‘경험의 세련됨’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3. “우리는 피자 덕후다”: 도미노의 브랜드 철학

도미노 글로벌 CMO 케이트 트럼벌(Kate Trumbull)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65년 된 브랜드가 계속 성장하려면, 현대적이고 대담해야 합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에요.”

도미노는 지난 10년간 매년 1%씩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트럼벌은 “지속적인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소비자와 가맹점주, 그리고 내부 구성원의 피드백을 토대로
‘무엇이 도미노를 도미노답게 만드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디자인을 재정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WorkInProgress의 공동 창립자 맷 탤벗(Matt Talbot)은 덧붙였다.

"우리의 뮤즈는 언제나 피자입니다. 피자의 열기처럼 뜨겁고, 70~80년대 도미노 색감처럼 생생하게 보이길 원했어요.”

그야말로 ‘피자의 온도’를 시각 언어로 번역한 리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4. 글로벌 브랜드의 숙명: ‘리브랜딩의 리스크’와 ‘공감의 중요성’

리브랜딩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다.
최근 재규어(Jaguar)나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처럼, 대중의 비판을 받은 글로벌 브랜드의 사례도 많다.

하지만 도미노는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공감을 극대화했다.
‘아이코닉 로고’를 유지하되, 색상과 서체, 감각적 터치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브랜드를 다시 소개하는 전략이다.

이는 “유산을 지키면서도 세대를 잇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리브랜딩의 교과서적 사례로 평가받을 만하다.


5. 소비자 반응: “67%가 긍정적”

도미노에 따르면,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 소비자의 6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면서도, 신세대 고객에게 ‘새로운 욕망의 신호’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는 의미다.
피자를 먹기 전부터 시각적 ‘식욕’을 자극하는 컬러와 디자인은 결국 브랜드의 핵심인 “크레이버블(craveable)” 감정을 일으킨다.


6. 브랜딩 인사이트: 도미노가 보여준 “열정의 언어화”

도미노의 리브랜딩은 단순한 시각적 리뉴얼이 아니다.
이는 브랜드가 자신을 다시 ‘정의’(Define) 하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점화’(Reignite) 하는 과정이다.

시각적 언어의 재정의: ‘Domino’s Sans’와 불꽃색 조합은 브랜드의 온도를 표현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Dommmino’s’라는 단어와 신곡은 브랜드의 감각적 기억을 강화

경험 중심 설계: 피자 상자와 패키징까지 브랜드 터치포인트로 확장

그 결과, 도미노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We are the biggest pizza nerds on the planet.”

즉, ‘피자 덕후(nerd)’라는 정체성을 브랜드의 자부심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마케팅적 시사점

리브랜딩의 목적은 ‘변화’가 아닌 ‘정체성의 강화’: 도미노는 기존의 유산을 유지하면서, 감각적 언어를 새롭게 만들었다.

‘핫함(heat)’의 감정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 단순히 로고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온도’를 정의한 점이 인상적이다.

공감 기반의 리브랜딩 프로세스: 고객, 가맹점, 내부 팀의 피드백을 통합한 리서치 중심 접근법.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프리미엄화 방향성 제시: 시각적 세련미와 감각적 브랜딩을 통해 ‘합리적 럭셔리’ 포지셔닝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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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굽는 피자처럼, 브랜드도 끊임없이 재점화된다.”

도미노의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히 10년 만의 변화가 아닌, 브랜드의 ‘자기 재해석’ 프로젝트다.
소비자의 감각, 시장의 흐름, 그리고 피자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색’, ‘소리’, ‘패키지’로 언어화한 이 사례는,
브랜딩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감정의 리추얼(ritual)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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