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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다

인플루언서와 AI가 만들어가는 유튜브 쇼핑의 새로운 판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콘텐츠 플랫폼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유튜브가 더 이상 ‘영상 플랫폼’에 머물러 있지 않다.
최근 캘리포니아 플레이아 비스타(Playa Vista)에서 열린 유튜브의 연례 행사 ‘Holiday House’에는 300명의 크리에이터가 초대되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순한 네트워킹이 아니라, ‘판매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 Lowe’s, REI, Shark Beauty 같은 미국 대표 리테일 브랜드들이 직접 참여해 크리에이터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협업을 제안했다.
이는 곧 다가올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한 유튜브의 본격적인 쇼핑 비즈니스 확장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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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콘텐츠 → 구매’의 연결 구조

지난 8월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새로운 AI 기반 쇼핑 툴을 공개했다.
이 기능은 영상 속에서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언급하면, AI가 자동으로 가장 적절한 위치에 쇼핑 링크를 삽입한다.
사용자는 영상 시청 중 바로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다.

이제 영상 콘텐츠는 단순한 노출 채널이 아니라, 완결된 구매 경험(End-to-End Commerce Journey)으로 진화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존 광고 대비 높은 전환율을 기대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광고 수익 외에도 판매 커미션을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유튜브 쇼핑 프로그램에는 이미 50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참여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유튜브가 ‘틱톡숍(TikTok Shop)’과 맞붙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 본격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플루언서, 브랜드 신뢰의 새로운 화폐가 되다

한때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트래킹 기술과 세일즈 어트리뷰션이 정교해지면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명확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유튜브 트렌드 인사이트 리드인 Earnest Pettie는 이렇게 설명한다.

“라디오와 TV 시대에 사람들이 특정 인물에게 신뢰를 보냈듯, 오늘날 그 역할을 크리에이터들이 대신하고 있다. ‘Oprah’s Favorite Things’ 현상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생태계로 확산된 셈이다.”

실제로 Adobe Analytics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연말 온라인 쇼핑에 2,534억 달러를 쓸 예정이며, 이 중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 기반 구매 비중은 전년 대비 14% 증가할 전망이다.

14~24세의 온라인 이용자 중 60%는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자신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즉, 인플루언서는 더 이상 단순한 ‘홍보 창구’가 아니라, 소비자의 탐색과 결정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매 신뢰 매개자’가 된 것이다.


마케터에게 주는 시사점

유튜브의 쇼핑 전략은 단순히 ‘영상에 링크를 붙이는 기능’이 아니다.
그것은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신뢰 기반 경제(trust-based economy)’의 구축이다.

AI는 자동화보다 ‘맥락 최적화’의 도구가 되고 있다. (영상 내 구매 타이밍, 제품 노출 위치, 추천 시점의 개인화)

크리에이터는 광고매체가 아니라 브랜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는 검색(Search)이 아닌 ‘추천(Recommendation)’을 통해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은 ‘검색의 시대’를 넘어, ‘대화와 신뢰의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브랜드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예산이 아니라, 더 깊은 관계와 더 정교한 맥락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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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핑, ‘신뢰를 거래하는 커머스’의 시작

유튜브는 이제 단순히 영상을 재생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과 브랜드, 그리고 신뢰를 거래하는 커머스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영상 속 한 문장, 크리에이터의 추천, 그 순간의 클릭 —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소비 여정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브랜드가 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소비자와의 대화에서 이미 한 발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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