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으로 본 ‘Co-Creation’의 시대
2025년 상반기, K-POP은 미국 시장에서 ‘문화 수출’을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Billboard 자료에 따르면 K-POP 라이브 투어 매출은 전년 대비 79% 급증, Stray Kids와 Ateez는 미 전역의 스타디움을 매진시켰고, Luminate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10대 실물 앨범 중 절반이 K-POP 아티스트였다.
이는 단순히 팬덤의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를 넘어,
“브랜드가 가장 진정성 있게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무대”로 K-POP이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Netflix의 애니메이션 영화 KPop Demon Hunters는 미국 넷플릭스 사상 최고 시청 기록을 세웠고,
이에 맞춰 Samsung과 Mattel이 가장 먼저 브랜드 협업에 뛰어들었다.
이제 미국 브랜드들은 단순한 스폰서십이 아닌, ‘아티스트와 함께 만드는 브랜드 경험(Co-Creation)’을 추구하고 있다.
2024년, TXT는 General Mills와 손잡고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한정판 시리얼을 출시했다. 팬들은 이를 ‘수집용 아이템’으로 인식하며 즉각 매진시켰다.
Walmart는 한 단계 더 나아가 K-POP Personalization Studio라는 이동형 팝업 버스를 운영하며,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었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RIIZE의 투어를 맞아 주황색으로 점등된 것 역시 K-POP의 상징적 장면이다.
이제 K-POP은 브랜드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가 K-POP 세계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LE SSERAFIM은 이러한 트렌드의 대표 주자다.
데뷔 3년 만에 Billboard 200 차트에 5회, Top 100에 2회 진입하며 미국 시장에서 ‘Fearnots’라 불리는 충성 팬덤을 구축했다.
그들의 첫 미국 투어에서는 뉴욕 브랜드 Guizio와의 협업 캡슐 컬렉션이 공개되었고,
Amazon Music Pop-Up 스토어에는 새벽 2시부터 팬들이 줄을 섰다.
Amazon Music 라이브 머천다이즈 총괄 Julia Heiser는 이렇게 말했다.
“Le Sserafim은 그들만의 미학을 완성한 그룹이에요. 우리는 그들의 세계관을 브랜드 안에 그대로 녹여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굿즈 판매가 아닌, ‘아티스트의 미학 ×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결합된 협업형 커머스 모델이다.
특히 Amazon의 경우, 이 협업이 자사 최초의 K-POP 걸그룹 협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K-POP의 글로벌 성공 뒤에는 훈련된 브랜드 퍼포머라는 시스템적 강점이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50개 이상의 신인 그룹이 데뷔했으며,
이들은 보컬, 안무, 프로덕션, 콘텐츠 연출까지 이미 브랜드화된 훈련을 거친다.
이 때문에 K-POP 아티스트는 단순한 셀럽이 아니라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유지할 수 있는 모델”로 인식된다.
예를 들어, NBA는 이미 2016년부터 K-POP과 협업해왔다.
Got7, Twice가 시카고 불스나 브루클린 넷츠 팀웨어를 착용하며 아시아 팬덤 확장을 도왔고,
현재는 Le Sserafim, Enhypen, BTS의 슈가까지 포함한 ‘Friends of the NBA’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음악, 패션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묶어내고 있다.
NBA 아시아 마케팅 총괄 Sheila Rasu는 말한다.
“K-POP 팬덤의 열정은 코트를 넘어 문화적 확장을 만들어냅니다. Le Sserafim은 음악, 패션, 스포츠가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의 공동 창작자입니다.”
Billboard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K-POP 팬의 80%가 실제 음반을 구매,
그중 74%는 ‘수집 목적’으로 구입했다.
이 수치는 팬들이 단순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공동 참여자임을 보여준다.
Le Sserafim의 소속사 Source Music은 “진정성 있는 파트너십만이 브랜드와 팬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준다”고 밝혔다.
이는 ‘진짜 협업’은 팬이 체감할 때 완성된다는 K-POP식 브랜드 철학이다.
Le Sserafim의 윤진(허윤진)은 첫 미국 투어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Fear가 Excitement로 바뀌는 순간을 팬들이 만들어줬어요. 그 에너지가 우리의 책임감이 되었고, 앞으로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예요.”
① 공동 창작(Co-Creation)
아티스트의 미학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결합된 협업 모델
② 팬덤 참여형 커머스(Fan-driven Commerce)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로서의 팬
③ 문화 교차(Cultural Intersection)
음악·패션·스포츠의 결합이 만든 글로벌 브랜드 경험
“K-POP은 이제 ‘브랜드 전략의 교본’이다.”
한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K-POP이 보여준 ‘공동 창작형 브랜드 서사’를 배워야 한다.
단순히 한류 이미지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팬덤의 참여, 문화의 연결, 아티스트의 미학을 브랜드 전략에 통합하는 것이다.
LE SSERAFIM이 보여준 브랜드 협업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브랜드가 스타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