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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라이브 쇼, 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황금 채널

실시간 커머스가 만들어낸 ‘디지털 QVC 세대’의 탄생

2025년, ‘라이브 커머스’는 다시 미국에서 부활했다

2023년 말, TikTok Shop이 미국에서 정식 런칭된 이후 불과 1년 만에 미국 뷰티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단순히 숏폼(Short-form)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이 아닌, ‘실시간 판매(Real-time Selling)’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TikTok 내에서만 8백만 시간 이상의 라이브 쇼핑 세션이 진행되었고, 이제 ‘라이브’는 뷰티 브랜드의 표준 마케팅 채널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향수 브랜드 Phlur는 매주 2회 정기 라이브를 진행한다. 이들은 TikTok에서 “Mega Live”라 불리는 대형 이벤트 외에도 브랜드 자체가 직접 진행하는 ‘Seller Live’ 포맷을 구축했다.

“우리는 항상 디지털 중심의 혁신을 시도합니다. TikTok Shop에서 이미 성과를 본 만큼, 라이브 셀링은 플랫폼의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생각했죠.” — Erica Dunivan, CMO of Phlur


라이브 셀링의 핵심은 ‘즉시성’이 아닌 ‘몰입형 스토리텔링’

많은 이들이 TikTok Shop이 메이크업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제품군에만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향수와 스킨케어 같은 감성 중심의 카테고리에서도 성공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향수는 “판매보다 스토리텔링이 핵심인 카테고리”로 꼽힌다. 과거 온라인에서 향수를 ‘블라인드 구매’하는 건 어려웠지만, 라이브 방송은 새로운 감각적 접점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향의 레이어링 팁, 노트별 향 설명,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마치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향하는 듯한 경험을 얻는다.

TikTok Shop의 Ajay Salpekar는 이를 “Discovery Commerce(발견형 커머스)”라고 정의했다.
즉, 단순 구매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경험이 라이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14시간에 270만 달러, TikTok이 만든 신기록

2024년 9월, 영국 뷰티 브랜드 P.Louise는 TikTok 라이브를 통해 단 14시간 만에 270만 달러(약 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 주문 금액은 80달러, TikTok Shop 내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이었다.

또 다른 사례로, POV Beauty는 론칭 12분 만에 1만2천 달러 매출을 달성하며 창립자이자 인플루언서인 Mikayla Nogueira의 팬덤 파워를 입증했다.

그녀는 현재 TikTok 팔로워 1,700만 명을 보유하며 ‘TikTok Live 세일러’로 불린다.


라이브 셀러 vs 크리에이터 셀러, 두 가지 전략 트랙

브랜드들이 선택할 수 있는 라이브 포맷은 크게 두 가지다.

Seller Live → 브랜드 담당자가 직접 진행, 자사 채널 강화

예시: Phlur, GoPure 등

Creator Live → 전문 크리에이터가 진행, 팬 커뮤니티 기반 판매

예시: Naturium x Kelly Kruger Brooks 등


TikTok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두 방식을 병행(parallel path) 하길 권장한다.

브랜드는 자체 스토리텔링 채널을 확보하면서도, Gen Z가 더 신뢰하는 크리에이터 기반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라이브 크리에이터’들은 기존 인플루언서와는 전혀 다른 성향을 보인다.
그들은 “현대판 QVC 호스트”처럼 시청자와의 실시간 대화, 데모, 판매 유도까지 진행하며, 성과형(Commission-based) 구조로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판매 수수료는 10~15% 수준이며, 상위 크리에이터는 25~35%까지 협상하기도 한다.


뷰티 브랜드들의 실전 성공 포인트

GoPure: 4주 체험→리얼 비포&애프터 전략

바디케어 브랜드 GoPure는 약 5만 명 이상의 TikTok 제휴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며, 제품 출시 전 4주간 사용 후기를 쌓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Tighten & Lift Neck Cream”과 “Sculpt & Tone Arm Cream”을 중심으로 8시간 라이브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5년 기준 총 483시간 라이브를 진행해 1백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누적 6,400만 회의 노출을 기록했다.

Naturium: 시각적 임팩트를 극대화한 콘텐츠

Naturium은 주로 바디 오일이나 바디 버터 등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 중심으로 라이브를 진행한다.
크리에이터 Kelly Kruger Brooks가 진행한 “Age Backwards Inside Out” 라이브는

2,500만 회 노출

12.7백만 명의 고유 시청자

10만 개 이상의 댓글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브랜드 담당자는 “클렌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보다는 즉각적인 비주얼 변화를 주는 제품이 Live에서 강세”라고 분석했다.


브랜드–리테일 관계, 그리고 ‘양손 전략’의 필요성

TikTok Shop이 급성장하면서 브랜드들은 새로운 고민에 직면했다.
TikTok이 이미 미국 내 Top 10 뷰티 리테일러(8위, Nielsen IQ 기준)로 자리 잡으며, 오프라인 리테일 파트너와의 관계 조율이 중요해진 것이다.

Naturium의 디지털 총괄 Katherine Longest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TikTok Shop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리테일 파트너십도 놓칠 수 없죠. 결국 중요한 건 균형(balance)입니다.”

TikTok은 이러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보완적 역할’을 강조한다. 즉, TikTok에서의 발견(Discovery) 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과 DTC 판매로 이어지는 할로 효과(Halo Effect)를 만들어낸다는 논리다.


한국 브랜드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에서도 TikTok Shop이 본격 확장되기 시작한 지금,
이 글로벌 사례는 K-뷰티 브랜드에게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한다.

1. 즉각적 변화보다 ‘감성적 스토리텔링’ 중심 전환
향수나 스킨케어처럼 ‘보이지 않는 효과’도 라이브 내 대화, 질의응답, 사용감 스토리로 판매 가능하다.

2. 전문 크리에이터 풀 구축
일반 인플루언서와 달리 라이브 세일링 전문성을 가진 ‘TikTok Live 호스트형 크리에이터’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3. 리테일·TikTok 병행 운영 전략 설계
TikTok Shop의 성과가 오프라인 리테일 매출에도 파급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예: TikTok 한정 SKU → 오프라인 매장 트래픽 유입 유도.


‘라이브 커머스의 르네상스’는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었다

TikTok Live Shopping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이는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합,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공존,
그리고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브랜드 경험의 혁신이다.

한국 브랜드에게 이 트렌드는 단순히 새로운 채널이 아니라,
‘스토리로 판매하는 시대(Story-selling Era)’의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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