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패션을 넘어 지적 감수성의 무대로 확장하는 방법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 가 또 한 번 문화적 실험을 이어간다. 오는 11월 21일, 브랜드는 상하이에서 ‘Miu Miu Literary Club (미우미우 리터러리 클럽)’을 개최하며, 이를 텐센트 채널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밀라노에서 열린 두 번째 에디션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되는 문학 중심의 글로벌 시리즈로, 테마는 “A Woman’s Education(여성의 배움)”이다. 단순히 독서를 권장하는 ‘북토크’ 이상의 의미를 담아, 여성의 성장과 자아 탐구, 사랑, 그리고 교육의 본질을 재조명한다.
이번 상하이 에디션은 Simone de Beauvoir(시몬 드 보부아르), Fumiko Enchi(엔치 후미코), Eileen Chang(장아이링) — 세 여성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Simone de Beauvoir – 『The Inseparables(분리할 수 없는 존재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보부아르는 여성의 자유와 주체성을 탐구한 인물로, 이번 세션에서는 그녀의 청춘기 우정과 성장을 다룬 소설을 통해 ‘여성의 내적 각성’을 이야기한다.
Fumiko Enchi – 『The Waiting Years(기다림의 세월)』
일본 쇼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엔치는 가부장제 속에서 침묵으로 저항한 여성들의 서사를 남겼다. 이번 토론에서는 ‘사랑과 복종, 그리고 자아의 회복’을 주제로 다루며 아시아 여성 문학의 맥락을 되짚는다.
Eileen Chang – 『The Fall of the Pagoda(탑의 몰락)』
상하이 출신 작가 장아이링의 반자전적 작품으로, 몰락해가는 귀족 가정 속에서 성장하는 소녀의 시선을 통해 1930년대 상하이의 사회적 격변과 여성의 정체성을 탐색한다.
이 세 작품은 각각 여성의 성장, 사랑, 지성의 각성이라는 공통된 서사를 품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가 이를 예술적 렌즈로 재해석함으로써 문학과 패션의 경계를 허문다.
행사는 Tongji 대학교의 장핑진(張平津) 교수가 사회를 맡으며, 각국의 여성 작가와 학자들이 패널로 참여한다.
위안샤오이 (Yuan Xiaoyi) — 프랑스 현대문학 번역가, 여성주의 이론 전문가
리즈수 (Li Zishu) — 말레이시아 작가, 디아스포라와 정체성 담론을 주도
요시이 시노부 (Yoshii Shinobu) — 일본 출신 중국어 작가, 도쿄 도시 여성의 삶을 묘사한 『Tokyo 8m²』로 주목받음
디안 (Di An) — 1980년대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중국 소설가, 젠더와 세대 정체성을 탐구
예즈(Ye Zi) — 현대 문학 비평가
이들의 대화는 단순한 문학 분석을 넘어, 동서양 여성 문학의 접점과 ‘여성으로 배운다는 것’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텐센트(Tencent) 채널을 통한 실시간 중계로 더 넓은 디지털 관객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미우미우가 단순한 ‘행사 주최자’를 넘어, 문화 큐레이터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적 행보다.
미우미우는 이미 오랜 기간 ‘여성의 시선’을 중심에 둔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해왔다.
영화 프로젝트 Miu Miu Women’s Tales 시리즈와 같은 예술 협업을 통해 여성 감독과 창작자들에게 무대를 제공했고, 이번 문학 클럽은 그 연장선상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문학이라는 언어로 확장하는 시도다.
이제 미우미우는 옷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여성의 지성과 감성을 공존시키는 ‘현대적 살롱(Salon)’의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Miu Miu Literary Club Shanghai는 단순한 브랜드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패션을 넘어 문학, 철학, 페미니즘 담론을 연결하는 지적 브랜드 전략이며, 나아가 럭셔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여성의 배움(A Woman’s Education)”이라는 주제 아래,
미우미우는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지식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