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읽고, 문맥을 만들고, 대담하게 움직이는 브랜드만 살아남는다
2020년대 중반, 브랜드 마케팅은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더 이상 ‘소셜’하지 않고, 알고리즘은 인간의 취향을 읽는 대신 광고 예산을 읽는다. 브랜드는 쏟아지는 ‘AI 슬롭(AI Slop)’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잃어가고, 소비자는 피로를 넘어 냉소의 단계로 들어섰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혼란은 브랜드가 다시 ‘진짜 창의성’으로 돌아갈 기회를 만들어준다.
바로 게릴라 마케팅(Guerilla Marketing) 이라는 오래된 단어가 다시 떠오르는 이유다.
10여 년 전, 게릴라 마케팅은 브랜드가 적은 비용으로 큰 주목을 얻기 위한 창의적 방식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그것의 의미는 크게 확장되었다.
광고보다 문화에 기반한 움직임
예상 가능한 포맷이 아닌, 예상 밖의 경험 설계
단발성 ‘바이럴’이 아니라 팬덤·커뮤니티 중심 확장
기술이 아닌, 인간 중심의 공감·참여 구조
다시 말해, 게릴라 마케팅은 ‘문화적 관련성(cultural relevance)’을 가장 예민하게 감지하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GWI가 50개국 25만 명의 온라인 행동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2022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광고가 넘치는 피드,
알고리즘이 조정하는 관심사,
브랜드의 ‘형식적인’ 콘텐츠에 지쳤다.
이들은 이제 다음을 원한다.
Connection > Sponsored posts
Meaning > Metrics
Relevance > Reach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다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많은 기업이 ‘생산성’이라는 이름 아래 AI 생성 콘텐츠를 양산한다.
하지만 스스로도 인정하듯 AI는 말한다:
AI Slop = 깊이·노력·정확성 없이 대량 생산된 콘텐츠.
문제는 이것이 브랜드의 정체성까지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속도와 효율만 강조하는 브랜드는 결국 서로 구분되지 않는 ‘해설 없는 잡음’이 된다.
오늘의 브랜드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우리 브랜드가 문화 속에서 어떤 가치와 맥락을 만들고 있는가?”
단지 유명인을 광고에 넣거나, 뜨는 밈을 활용하는 것은 문화적 관련성이 아니다.
문화적 관련성은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공유하고, 옹호하고, 방어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상태다.
저자는 이를 “문화적 포지셔닝(Cultural Positioning)”이라 부른다.
즉, 브랜드만의 독창적 관점과 세계관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것은 다음을 가능하게 한다.
콘텐츠의 ‘도달’이 아닌 발견(Discovery)
광고 캠페인 아닌 일상적 신뢰 구축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하는 자발적 추천
단기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한 팬덤
브랜드가 문화를 이해하고 기여하면, 사람들은 캠페인 기간이 아닐 때도 브랜드를 이야기한다.
예: Nike와 Palace가 런던에 만든 오픈 커뮤니티 허브 ‘Manor Place’
무료로 열려 있고
스케이트·예술·창작 활동이 가능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실제 공간을 만든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시너지가 아니라 문화적 자산을 만드는 일이다.
이런 브랜드는 광고 없이도 자연스럽게 회복·성장한다.
문화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문화와 무관한 ‘트렌딩 토픽’을 억지로 따라가거나
밈을 계산적으로 차용하거나
브랜드 본질과 무관한 팬덤을 모방하려 한다면
소비자는 한눈에 안다. “이 브랜드는 진짜가 아니구나.”
브랜드가 ‘꼰대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저자는 곧 다가올 미래를 이렇게 전망한다.
핸드폰을 아예 금지한 ‘IYKYK(If You Know, You Know) 모임’
깊이 있는 취향과 큐레이션이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
광고가 아닌 ‘인간이 만든’ 미니 드라마
문화에서 가치를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여”하는 브랜드
대규모 캠페인보다 진짜 사람·진짜 공간·진짜 경험 중심 전략
이는 단순한 과거 회귀가 아니라 게릴라 마케팅이 21세기의 문화 중심 전략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Uncensored CMO 팟캐스트에서 Seth Matlins는 이렇게 말한다.
“마케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주목을 얻고,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것이다.”
도구는 변했지만 목적은 언제나 같다.
오늘의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법은 명확하다.
알고리즘이 아닌 문화로,
효율이 아닌 창의성으로,
광고가 아닌 진정성으로.
게릴라 마케팅은 다시 브랜드가 사람·공간·경험·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출발점이다.
마지막으로 기억하자.
규칙을 따르는 브랜드는 사라지고, 규칙을 새로 쓰는 브랜드가 문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