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제품을 만드는 5가지 전략
최근 장난감 업계의 대표 브랜드 매텔(Mattel)이 오픈AI(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AI를 활용한 어린이용 제품과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비 인형, 핫휠, 아메리칸 걸, 피셔프라이스 같은 전통적 브랜드가 AI와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이야기죠.
이 소식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한쪽에서는 “내 아이도 AI 친구와 놀 수 있다니 꿈만 같다”고 환호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영화 ‘메간(M3GAN)’처럼 무서운 AI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AI가 아이들을 위한 미래’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미 ‘현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부모의 약 3분의 1이 0~8세 아이들이 이미 학교나 놀이에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AI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에, 그저 사후 대응하는 식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과거 SNS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빨리 만들고 나중에 고치자” 식으로 개발이 이뤄져 지금까지도 아이들 보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AI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전 세계 규제 기관과 국제기구들이 책임감 있는 AI 설계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기업들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미국 FTC는 어린이 개인정보 보호법(COPPA)을 강화해 AI가 수집하는 생체정보도 개인정보로 규정했습니다.
영국은 어린이 보호와 혁신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어린이 코드’를 도입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안전 설계’와 ‘연령에 맞는 투명성’을 핵심으로 하는 AI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며 AI가 어린이에게 긍정적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기업 CEO들이 윤리적 AI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가족과 규제기관은 이제 기업의 홍보나 마케팅 말만 듣지 않습니다. 직접 제품을 경험하며 아이에게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윤리 원칙은 ‘사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 DNA에 처음부터 녹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책임감 있는 설계가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폭발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세프가 제안하는 ‘연령에 맞는 투명성’은 어린이도 AI가 내린 결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디자인을 촉진합니다. “왜 로봇이 이 영상을 추천했을까?”라는 질문에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거죠.
또한 부모가 쉽게 자녀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설정할 수 있는 직관적인 대시보드는 가족 디지털 웰빙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책임감 있게 제품을 재설계한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부모가 진심으로 신뢰하며 자연스레 제품을 추천해 사용자 유입이 빨라짐
선제적 케어 덕분에 해외 출시가 수월해짐
아이들의 신뢰가 깊어져 참여도가 상승함
‘아이 안전 점검(Kid-Safety Sprint)’ 진행하기
디자인, 엔지니어링, 보안, 법무팀이 모여 제품 내 아이의 모든 데이터 접점을 한눈에 파악하고 위험도를 우선순위로 개선하세요. 이는 단순한 규정 준수가 아닌 사전 리스크 관리로, 규제가 엄격해지기 전에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사용 시간’ 대신 ‘가치 있는 시간’에 집중하기
단순히 오래 쓰는 것보다 부모와 아이의 만족도(넷 프로모터 점수)를 KPI로 삼아 긍정적인 경험을 늘리세요. 이는 조작적 디자인을 줄이고 진정한 충성도를 만들어냅니다.
‘설명해주는 기능(Explain-It Layer)’ 구현하기
AI가 내린 결정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문장 설명을 제공하고, 부모가 검증할 수 있도록 하세요. 투명성은 불안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편향성(Bias) 점검과 개선하기
AI 모델이 특정 연령대나 언어 그룹을 차별하지 않도록 합성 데이터를 활용해 균형을 맞추고 모든 변화를 꼼꼼히 기록하세요. 이는 윤리 문제 해소는 물론 글로벌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AI 교육 요소를 경험에 녹여내기
“왜 이 미션이 나왔지?” 하는 궁금증을 20초 내외 인터랙티브 학습으로 연결해 아이와 부모 모두 AI를 이해하도록 돕는다면, 제품은 단순 놀이를 넘어 교육적 가치를 갖게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AI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아이들은 AI와 함께 자라고, 배우고, 놉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드는 AI 제품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삶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큽니다.
이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아이들은 통제 불가능한 위험과 불평등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AI를 ‘처음부터’ 설계한다면, 아이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AI의 혜택을 누리며 더 창의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MIT ‘Day of AI’ 프로그램이 보여주듯, 아이들은 AI의 복잡한 개념도 이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 가능성을 믿고, 아이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배우고 성장하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제는 기업 경영진과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가 ‘책임감 있는 AI’ 구축을 비즈니스 기회이자 사회적 의무로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여기서 뒤처진다면 기술 혁신의 중심에서 밀려날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도 부정적인 흔적만 남기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AI 세상에서, ‘아이들을 위한 AI’는 그저 기능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신뢰’의 영역입니다. 이 신뢰를 쌓는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그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는 셈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상상력과 윤리, 그리고 깊은 관심으로 아이들을 위한 AI를 설계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다가올 미래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그 이상으로 밝고 따뜻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책임감 있는 AI’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영원히 기억되는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