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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비자는 배우다

고객 여정에 맞춘 ‘라이프사이클 마케팅’ 전략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고, 우리는 그 위의 배우일 뿐이다.”
셰익스피어의 이 유명한 대사는 사실 마케팅에서도 꽤나 적절한 은유입니다.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이 무대 위에서 주인공이 되어 브랜드라는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여정에 동행하는 연출가에 가깝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입니다. 고객과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 전환, 그리고 브랜드 팬으로 거듭나는 순간까지. 마케터는 고객 여정의 각 장면을 설계하며, 메시지를 조율하고, 행동을 유도하며 서사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스토리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요?


고객 여정의 4막: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의 핵심 단계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은 단순한 구매 유도 전략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고객 간의 ‘지속적인 관계 구축’이 핵심입니다. 이 여정은 보통 네 가지 단계로 구성됩니다:

1. 도입 – 고객을 끌어들이는 첫인상 만들기

첫인상은 단 한 번뿐입니다. 검색 광고, 인스타그램 콘텐츠, 브랜드 캠페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의 눈에 띄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이때는 “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죠.

예: SEO 최적화 콘텐츠, 인플루언서 마케팅, 브랜드 바이럴 영상


2. 온보딩 – 사용 경험으로 첫 관계 다지기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거나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제는 그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첫 경험’을 잘 설계해야 합니다. 이메일 시리즈, 사용자 가이드, 웰컴 푸시 알림 등으로 자연스럽게 기능을 익히게 하며 긍정적인 경험을 유도해야 합니다.

예: Linktree의 웰컴 이메일 시리즈 – 첫 가입 후 단계별로 기능 설명, 사용 예시, 팁을 전달하여 적응을 돕는 구조


3. 유지 – 꾸준한 관계로 충성도 쌓기

이제 고객이 한번 구매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만족감이 쌓여야 재구매로 이어지고, 장기적인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개인화된 프로모션,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 고객 서비스 경험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예: 구매 후 리마인드 이메일, 고객 맞춤 추천 상품, 리텐션 캠페인


4. 옹호 – 고객을 브랜드 홍보자로 만들기

만족한 고객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것만큼 강력한 마케팅은 없습니다. 후기 작성 유도, 추천 프로그램, 리워드 시스템 등으로 고객이 ‘우리 편’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예: 우아한형제들 추천 코드, Oura의 기능 업데이트 소식 푸시 알림으로 고객 몰입 유도


어떤 채널이 효과적일까?

고객 여정의 각 장면마다 어울리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다릅니다.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에 자주 활용되는 주요 채널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메일: 가장 범용적이고 개인화가 쉬운 채널입니다. 뉴스레터, 장바구니 리마인더, 생일 쿠폰 등 다양한 터치포인트에 활용됩니다.

SMS: 시간 민감형 메시지(예: 특가 알림, 배송 안내)에 효과적이며, 반응률이 높은 편입니다.

푸시 알림: 앱을 중심으로 실시간 행동 유도가 가능합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충성도 형성에 유리합니다.

예: Oura는 앱 푸시 알림으로 ‘수면 점수’, ‘활동 목표’ 등을 매일 알려줌으로써 유저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브랜드 로열티를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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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적용 사례

1. 이커머스:

초반에는 리타겟팅 광고와 SNS 콘텐츠로 유입 유도

구매 후 리뷰 요청 → 재구매 유도 →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충성도 관리

카트 방치 알림, ‘함께 본 상품’ 추천 등 세심한 접점 활용

2. SaaS:

가입 후 이메일로 기능 소개 → 무료체험 유도

이용 데이터 기반 맞춤 팁 제공

고객 성공 매니저와의 주기적 상담 및 신규 기능 업데이트 안내

3. B2B:

리드 단계에서는 교육용 콘텐츠, 웨비나 제공

세일즈 과정 중에는 케이스 스터디, ROI 자료 제공

계약 후에는 고객 맞춤 지원과 업셀링 기회 탐색


꼭 써먹어야 할 라이프사이클 마케팅 전략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은 단순히 “단계별 메시지를 나눈다”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각 고객 접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업종을 불문하고 꼭 활용해볼 만한 핵심 전략들입니다.

첫째, 고객을 세분화하라.
모든 고객이 동일한 니즈와 행동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연령, 성별, 지역, 구매 이력, 웹사이트 방문 빈도, 이메일 반응률 등 다양한 기준으로 고객을 그룹화하고, 각 그룹에 맞는 콘텐츠와 혜택을 설계하세요. 예를 들어, 처음 방문한 신규 고객과 이미 5회 이상 구매한 VIP 고객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면, 반응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정확한 타겟팅’이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입니다.

둘째, 메시지는 ‘개인화’가 핵심이다.
단순히 고객 이름을 넣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의 행동과 관심사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운동화를 둘러본 고객에게 “지금 인기 러닝화 10% 할인 중!”이라는 알림을 보내는 것처럼요. 이메일, 푸시, SMS 등 채널을 불문하고 개인화된 메시지는 클릭률과 전환율 모두를 높이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셋째, 업셀링과 크로스셀링 기회를 놓치지 말자.
기존 고객은 이미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에게 더 높은 사양의 제품(업셀링)이나 관련 제품(크로스셀링)을 제안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매출 성장 전략입니다. 단, 고객의 구매 맥락과 필요를 제대로 파악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며, “고객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안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라.
만족도 설문조사, 후기 요청, NPS(Net Promoter Score) 조사 등 고객의 의견을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세요. 고객의 솔직한 피드백은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서 서비스 개선과 리텐션 전략 수립의 밑거름이 됩니다. 또한, ‘우리는 당신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도 한층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데이터를 예측에 활용하라.
오늘날의 마케팅은 데이터 기반이어야 합니다. 고객이 언제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예측할 수 있다면, 그에 맞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활동이 줄어든 고객에게 “다시 돌아오면 무료 혜택을 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하나의 예입니다.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분석은 이탈 방지와 리텐션 강화에 있어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자.
고객은 다른 고객의 입소문을 신뢰합니다. 만족한 고객이 주변 사람에게 브랜드를 추천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효과적인 신규 고객 확보 수단입니다. 추천 시 리워드를 제공하거나, 추천받은 사람에게도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면 자발적인 확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관계를 끝내지 말고, 서사를 이어가라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닙니다. 브랜드와의 관계 안에서 감정도, 기대도, 행동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주인공입니다.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필요한 순간에 맞는 메시지를 건네고, 진심 어린 배려를 더하는 것 — 그것이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단 한 번의 클릭, 한 번의 결제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장면’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관계를 상상해보세요. 고객이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와 이야기의 다음 챕터를 이어가고 싶게 만드는 것. 그런 브랜드야말로 고객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습니다.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은 결국, 브랜드가 고객을 얼마나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 여정에 진심으로 동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광고보다 강력한 건 기억이고, 이벤트보다 오래가는 건 관계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떤 이야기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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