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트레일에서 퍼포먼스 풋웨어 카테고리 정복까지
최근 러닝이나 산책 중에 나이키(Nike)나 아디다스(Adidas) 같은 전통적인 런닝화 대신, 두툼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구리다’고도 할 수 있는 러닝화를 신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착화감으로 유명한 HOKA ONE ONE(이하 HOKA)의 제품들입니다.
HOKA는 2012년 UGG의 모기업인 Deckers에 약 110만 달러에 인수된 이후 10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넘기는 성과를 기록하며, 전통적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이 장악해온 퍼포먼스 풋웨어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되었습니다.
HOKA의 눈부신 성장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시장 니즈 발견
독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통한 브랜드 확장
이 글에서는 HOKA의 탄생부터 현재 퍼포먼스 풋웨어 카테고리를 지배하기까지의 마케팅 전략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HOKA는 기존 거대 스포츠 브랜드의 기획실에서 나온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2009년 트레일 러닝을 즐기던 니콜라스 머무드(Nicolas Mermoud)와 장뤽 디아르(Jean-Luc Diard) 두 명의 열정적인 러너가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신발’을 만들고자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명 ‘HOKA ONE ONE’은 마오리어로 ‘땅 위를 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 러닝화가 산악 지형에서의 안정성이나 하산 시 충격 완화에 부족함을 느껴, 두껍지만 가벼운 ‘맥시멀리스트(maximalist)’ 설계로 성능과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하는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프랑스 알프스에서 시작된 이 독특한 디자인은 처음에는 ‘못생긴’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점차 퍼포먼스를 경험한 러너들의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이처럼 HOKA는 특정 커뮤니티와 페르소나의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산업 전반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HOKA는 처음부터 ‘트레일 러너’라는 매우 구체적인 타겟 페르소나를 설정했습니다. 이들은 하산 시 더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신발을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마운틴 바이크 휠과 테니스 라켓 기술에서 영감을 얻어 ‘두껍지만 가벼운’ 밑창을 개발했습니다.
초기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지금처럼 SNS 중심이 아니었기에, 세계 마라톤 챔피언인 마크 플래이츠(Mark Plaatjes)와 울트라러너 칼 멜처(Karl Meltzer) 같은 인지도 높은 선수들과의 협업으로 신뢰도를 확보하고 입소문을 냈습니다.
2012년 Deckers가 HOKA를 인수했을 때, 브랜드는 이미 ‘기술 혁신’과 ‘과감한 디자인’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스포츠 신발 시장은 미니멀리즘이 대세였지만, HOKA는 반대로 ‘과장된 두꺼운 밑창’과 ‘대담한 컬러’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Deckers는 인수 후 2년 이내에 유통 채널을 확장해 전국 매장과 DTC(Direct To Consumer) 온라인 판매를 강화했고, 초기 충성도 높은 울트라러너에서부터 캐주얼 러너까지 다양한 고객층으로 시장을 넓혔습니다.
특히, 선수용 ‘울트라 사이즈’와 일반 소비자용 ‘오버사이즈’ 모델을 명확히 구분해 ‘뚱뚱한 신발=기능성’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인 스타일로 확장한 점이 주목됩니다. 브랜드는 인수 이후에도 정체성을 유지하며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브랜드 모트(moat)를 구축했습니다.
HOKA는 초기 타깃이었던 트레일러너와 엘리트 운동선수에 머무르지 않고, 일반 러너, 운동 애호가, 심지어 편안한 일상화를 찾는 사람들까지 고객군을 대폭 확장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집중보다는 편안함’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하며, ‘편안한 스포츠화’ 카테고리가 급성장한 점도 HOKA에게 호재였습니다. 실제로 금융권, 스타트업 등 다양한 직군에서 HOKA를 착용하는 사례가 늘며 ‘편안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발 건강 문제를 겪는 이들을 겨냥해 족부 전문의와 협력하여 ‘플랜타 페시이티스(발바닥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신뢰를 쌓는 전략도 브랜드 신뢰 구축에 효과적이었습니다.
HOKA는 브랜드 네임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구글 트렌드에서 경쟁사 대비 꾸준히 높은 관심도로 입증됩니다. 특히 ‘브랜드 키워드’ 검색 비중이 88% 이상일 만큼 자발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초기에는 울트라러너, 유명 운동선수 중심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기반이었다면, 지금은 의료 전문가, 일반 러너, 일상 사용자 등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신뢰할 수 있는 스포크스퍼슨(spokesperson)’을 통해 마케팅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HOKA는 단순히 신발을 파는 것을 넘어 ‘러닝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합니다. 최근 진행한 “Fly Human Fly” 캠페인은 아마추어부터 엘리트까지 다양한 러너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강화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또한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매장을 통해 3D 발 스캔, VR 체험, 운동 클래스, 커뮤니티 이벤트 등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단순한 쇼핑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HOKA x Outdoor Voices
퍼포먼스와 스타일의 결합으로 운동과 일상복을 아우르는 제품을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층 확대
HOKA x Engineered Garments
뉴욕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고급 패션과 퍼포먼스를 결합, 스포츠웨어와 하이패션 경계 허물기
HOKA x Cotopaxi
지속가능성과 컬러풀한 디자인을 강조한 협업으로 친환경 소비층과 소통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