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자고 있을 때 가장 솔직해진다
이케아의 기묘하고 기발한 수면 마케팅 실험
인플루언서 콘텐츠, AI 리뷰, 협찬 영상이 넘쳐나는 요즘, 우리는 때로 진짜 목소리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정말 ‘진짜’ 리뷰란 어디서 나올까요?
이케아 캐나다(IKEA Canada)는 그 답을 잠꼬대(Sleep Talk)에서 찾았습니다.
브랜드가 믿는 가치는 하나:
“정말 편안한 잠은, 무意識 속에서도 드러난다.”
자면서 하는 말이 최고의 제품 리뷰가 될 수 있을까?
‘Sleep Talk Reviews’는 이케아가 캐나다 토론토 매장 내에 꾸민 특별한 침실 쇼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실제 수면 중 말을 하는 자원자들이 초대되어 이케아 매트리스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들의 무의식적인 잠꼬대를 리뷰로 변환하는 실험이 펼쳐진 것이죠.
실험 구조:
참가자는 이케아의 두 가지 매트리스 모델(Åkrehamn, Vågstranda) 중 하나에서 취침
쇼룸 내부에 숨겨진 마이크와 카메라로 90시간 이상의 수면 데이터 녹음
결과물은 소셜 콘텐츠, 디지털 광고, Spotify·라디오 오디오 광고 등 다채로운 미디어로 확산
이 케이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바이럴 콘텐츠가 아니라, 광고 시장이 진짜 리뷰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르게 제안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진정성’ 시대, 무의식 리뷰는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요즘 소비자는 더 이상 겉보기 좋은 마케팅을 믿지 않습니다. AI가 써낸 후기, 협찬 문구, 리뷰어의 톤마저 계산된 듯한 영상들에 피로를 느낄 정도입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케아의 ‘잠꼬대 캠페인’은 “우리는 정말 편안한 매트리스를 만들었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 어떤 편집도, 연출도 없는 상태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웃긴 잠꼬대를 듣는 게 아닙니다. 비의도적인 무의식의 언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최초의 시도이자, 브랜드 진정성을 ‘기술’이 아닌 ‘무의식’에서 끌어낸 감각적인 접근입니다.
유머와 진정성을 잇는 이케아의 전략
이케아는 오래전부터 유쾌한 캠페인으로 유명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리씽크(Rethink)의 잭 바우티스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잠꼬대와 숙면의 관계는 신선하면서도 이케아의 유머를 닮아 있죠.”
사실 마케팅 기획자 입장에서는 꽤 ‘위험한’ 시도입니다. 무엇을 녹음하게 될지, 혹은 콘텐츠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전혀 예측 불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한 덕분에 더욱 리얼하고 공감 가는 콘텐츠가 완성됐습니다.
브랜드가 보여주는 ‘무의식의 진정성’
이케아의 ‘Sleep Talk Reviews’는 단순한 유머나 이색 캠페인 그 이상입니다.
이 실험은 브랜드가 신뢰를 얻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지금은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가 ‘진정성’인 시대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매끈하게 편집된 메시지나 과장된 문구에 쉽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무의식처럼 자연스럽고, 우연한 듯 진짜인 순간에 마음이 움직이죠.
이케아는 그 점을 정확히 짚었습니다. 브랜드가 자사의 품질을 말로 증명하는 대신, 고객의 무의식이 ‘편안함’을 말하도록 장을 마련한 것이죠.
이는 콘텐츠 제작이 점점 AI화되고 있는 오늘날, ‘인간적인 것’이 오히려 차별화의 본질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이 캠페인은 광고가 ‘실행 중심 콘텐츠(executional content)’를 넘어서, 브랜드 철학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를 콘텐츠의 톤과 선택 방식으로 보여주는 시대입니다.
이케아의 방식은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당신이 아무 말 없이도 편히 잘 수 있다면, 그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무의식이야말로 진짜 신뢰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적인 접근은, 앞으로의 브랜드 마케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상상은, 침묵 속 잠꼬대처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