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왜 이렇게 재미가 없어진 걸까요?
얼마 전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이런 말을 꺼낸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세상이 전보다 훨씬 진지해진 것 같지 않아?”
한 친구는 어머니가 그러더랍니다.
“넌 예전엔 자주 웃고, 더 즐겁게 살았던 것 같아.” 순간 멈칫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요즘 너무 ‘재미’를 잃고 사는 건 아닐까요?
삶이 너무 진지할 때, 가볍고 유쾌한 무언가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큽니다.
웃음 한 번, 장난 한 마디가 지친 하루를 버티게 하고,
기대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건 소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처럼 피로감이 쌓인 시대에, 브랜드가 ‘재미’라는 감정을 줄 수 있다면?
고객에게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 그 이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 브랜드는 단순히 ‘필요해서 찾는 곳’이 아닌, ‘보고 싶고, 얘기하고 싶은 친구’가 됩니다.
물론 모든 산업에서 ‘재미’가 통하는 건 아닙니다.
신뢰, 공감, 전문성이 우선인 분야에서는 오히려 재미가 브랜드를 가볍게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법률 서비스: 가정법이나 이민법처럼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 지나친 유머는 신뢰를 깎아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표권이나 엔터테인먼트 법률처럼 창의적 분야에선 약간의 위트가 차별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금융 및 보험: 사람들의 돈을 다루는 만큼 보수적인 이미지를 기대합니다. 물론 GEICO, Progressive처럼 유머로 성공한 보험 광고들도 있긴 하죠. 하지만 그만큼의 정교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의료·보건·장례 업계: 생명, 건강, 죽음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기에 무거운 톤이 기본입니다. 일부 장례식장이 ‘개성 있는 장례식’ 콘셉트로 시도하긴 했지만, 일반적인 전략은 아닙니다.
보안·전기·가스·수도 등 필수 서비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건 신뢰와 안정입니다. 이 분야에서 너무 가볍게 보이면 ‘이 회사, 괜찮은 거 맞아?’라는 의심을 불러올 수 있죠.
‘재미’가 핵심 경쟁력이 되는 산업도 많습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거나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면, 브랜드의 개성과 즐거움이 고객과의 관계를 결정짓는 키가 되기도 합니다.
F&B, 패스트푸드: Wendy’s의 ‘트위터 디스전’, Oreo의 한정판 캠페인은 이미 바이럴의 대명사죠.
소비재/생활용품: 간식, 세제, 치약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지면 SNS에서 입소문 타기 딱 좋죠.
여행·레저: 여행은 본질적으로 ‘즐거움’을 파는 서비스입니다. 항공사나 호텔 브랜드가 유쾌한 마케팅을 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헬스&피트니스: 요즘은 ‘죽어라 운동’보다 ‘즐겁게 꾸준히’가 트렌드입니다. Zumba나 F45처럼 운동을 축제처럼 즐기게 만드는 브랜드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술/디지털 플랫폼: Slack, WeTransfer처럼 꼭 ‘재미있는’ 기능이 없어도, 브랜드 자체를 유쾌하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패션·이커머스: 특히 Z세대 타겟이라면 ‘재미’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요즘 애들은 무뚝뚝한 브랜드에 관심 없습니다.
재미는 단순히 밈 하나 올린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건 전략이고, 브랜딩이며, 문화입니다.
다음 여섯 가지를 기억하세요:
우리 브랜드는 유쾌한가요? 아니면 엉뚱한가요? ‘재미’의 톤도 정체성이 분명해야 합니다.
재미는 상대적인 감정입니다. 젊은층에게 통하는 유머가 기성세대에겐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SNS에서만 유쾌하고, 웹사이트에선 딱딱하면 고객은 혼란스럽습니다. 브랜드 톤앤매너 가이드를 만들고 전사적으로 공유하세요.
회사의 진짜 재치는, 실제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유머감각 있는 팀원이 있다면 그들을 전면에 세우세요.
TikTok은 밈과 짧은 영상, Instagram은 캐러셀 이미지, 블로그는 유쾌한 글. 채널에 맞게 실험하며 배워야 합니다.
Planters의 ‘트릭샷 챌린지’처럼, 고객이 직접 참여하게 하면 재미는 배가 됩니다. 놀이가 곧 마케팅이 됩니다.
물론입니다. 중요한 건 ‘어디에서’ 진지하고, ‘어디에서’ 유쾌할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겁니다.
고객 응대, 제품 품질, 위기 대응: 진지함이 기본값
광고, SNS, 이벤트: 유쾌함으로 소통
이렇게 톤을 상황별로 설계하면, 브랜드는 더 입체적이고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브랜드는 결국 ‘감정’을 파는 존재입니다.
삶이 무거운 지금 같은 시기, 브랜드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재미’입니다.
고객은 꼭 필요한 제품만 사지 않습니다. ‘좋아하고, 웃게 해주는 브랜드’는 계속 기억합니다.
당신의 브랜드, 요즘 고객을 웃게 만들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 변화를 줄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