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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브랜드가 ‘브랜드명 대참사’를 바이럴로 만든 방법

실수에서 시작해 100만 뷰 캠페인으로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소셜미디어 담당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악몽을 꾼 적이 있을 겁니다.

브랜드 계정에서 실수로 올린 오타, 잘못된 이미지, 혹은 더 심각한 설정 변경.
특히 주니어 직원이라면 “이걸 팀장님한테 어떻게 말하지?”라는 공포가 덮쳐오죠.

그런데 미국의 쿠키 도우 브랜드 Sweet Loren’s는,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그대로 브랜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틱톡 캠페인으로 바꿔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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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말: Sweet Loren’s가 하루아침에 ‘Ryan’이 된 사연

Sweet Loren’s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Ryan Weitz는 틱톡 설정을 만지다가, 브랜드 계정 이름을 자신의 이름 ‘Ryan’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문제는 틱톡은 7일에 한 번만 이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 즉, 앞으로 일주일 동안 공식 브랜드 계정 이름이 그냥 ‘Ryan’인 겁니다.

소셜 미디어 업계라면 다들 공감할 겁니다.
“브랜드 계정 이름을 잘못 바꿨다”는 건, 공식성이 무너지고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실수입니다.
게다가 보통 이런 상황이면, 실수한 직원은 팀장에게 보고하고, 마케팅 부서와 위기 커뮤니케이션 팀이 긴급 회의를 소집하게 되죠.

하지만 Sweet Loren’s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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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이 아닌 ‘콘텐츠화’

Ryan은 실수 직후 마케팅 매니저 Enara Roy에게 솔직하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Enara는 화를 내기는커녕 “괜찮다”며 Ryan을 안심시켰고, 그 대화 내용이 LinkedIn에 공유되면서 이미 훈훈한 스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이 상황을 숨길 수 없다면, 오히려 웃음 포인트로 만들자.”

이후 Sweet Loren’s의 틱톡에는 ‘Ryan 사태’를 소재로 한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첫 영상: 상황 설명 + “저를 해고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 4만 뷰

두 번째 영상: 실수 후 일상 → 또 4만 뷰

세 번째 영상: 스스로 쿠키를 구우며 위로하는 Ryan → 37.9만 뷰로 대박

기존 평균 조회수 2천~7천 뷰의 채널에서, 이건 말 그대로 ‘바이럴 사건’이었습니다.
브랜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Ryan 시대’라는 미니 캠페인으로 확장, 단 3일 만에 15개의 영상이 제작됐고, 누적 조회수는 100만을 넘어섰습니다.

심지어 예정돼 있던 신제품 쿠키 도우 출시 홍보도 자연스럽게 이 스토리에 녹여내며 더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왜 성공했나?

한 단어로 요약하면, 진정성(Authenticity)입니다.

공감 요소: 누구나 일터에서 한 번쯤 해본 실수를 그대로 드러냄

솔직함: 잘못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웃음과 유머로 공유

인간적인 서사: 소비자는 브랜드가 아닌 ‘사람 Ryan’의 여정을 응원하게 됨

결국, 팔로워들은 “Ryan이 잘 버티길” 응원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었고, 알고리즘은 이를 더 많은 잠재 시청자에게 확산시켰습니다.


중요한 교훈

실수를 숨기지 말고, 맥락을 만들자 위기 상황도 콘텐츠 자산으로 전환 가능 단, 이는 진짜 상황일 때만 가능 (가짜 연출은 역풍)

직원 보호 우선 Enara가 직원의 실수를 공감하고 지지한 태도가 캠페인 성공의 출발점 공포와 처벌 대신, 실험과 회복이 가능한 문화가 창의성을 살림

브랜드는 결국 ‘사람’ 소비자가 좋아하는 건 무결점의 완벽함이 아니라, 인간적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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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Loren’s의 사례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위기관리’와 ‘팀문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Enara가 Ryan을 꾸짖고, 브랜드가 사건을 덮으려 했다면 이건 그저 부끄러운 실수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솔직함, 유머, 팀 간 신뢰가 결합하자, 위기는 오히려 브랜드 성장 스토리로 재탄생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쿠키를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를 전하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작은 실수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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