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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xAI

구글 출신 인재로 굴러가는 회사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최근 인공지능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 중 하나는 단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치열한 인재 전쟁과 조직 문화의 긴장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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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창립자의 잇따른 퇴사

지난주, xAI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이고르 바부슈킨(Igor Babuschkin)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는 올해 5월 먼저 회사를 나온 또 다른 공동 창립자 크리스티안 세게디(Christian Szegedy)와 마찬가지로 구글 출신 연구자였습니다.
창업 멤버의 이탈이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xAI의 내부 사정과 조직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xAI는 사실상 ‘구글 알럼나이 클럽’

하지만 역설적으로, xAI는 여전히 구글 출신 인재들로 돌아가는 회사입니다.

202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40명 이상의 전 구글 직원을 채용

이 중 2025년에만 19명이 합류

다수는 구글 딥마인드(DeepMind)에서 Gemini 모델을 연구하던 과학자와 엔지니어 출신

이들은 현재 xAI의 최신 모델 Grok 4 개발에 핵심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머스크는 Grok 4가 오픈AI, 메타, 구글의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구글만이 아니다, 빅테크 전방위 스카우트

머스크의 인재 영입은 구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메타 출신 21명

바이트댄스 출신 12명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11명

대부분이 2025년에 합류했으며, xAI는 사실상 빅테크 주요 기업의 ‘연구 인재 집합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xAI 출신 중 일부는 오픈AI로 이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구글·메타·MS 등 기존 대기업으로의 역류 현상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이는 xAI가 설립된 지 3년 미만이라 많은 직원들의 스톡옵션이 아직 완전히 베스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7일 근무’로 유명한 xAI의 조직 문화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답게 xAI의 조직 문화는 혹독하기로 유명합니다. 일부 팀은 주 7일 근무가 일상화돼 있으며, 이런 강도 높은 환경은 일부 직원들에게는 탈진 요인이 되지만, 또 다른 직원들에게는 ‘사명감’과 ‘몰입감’을 주는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xAI 내부에서는 직급 구분을 최소화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이나 메타처럼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나누지 않고 모두를 “기술 스태프(member of technical staff)”로 호칭합니다. 머스크는 “연구자와 엔지니어의 구분은 가짜 구분”이라며 오직 ‘엔지니어 정신’만을 강조합니다.


X와 xAI, 합병의 현실적 난관

2025년 3월, 머스크는 xAI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합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xAI 기업가치: 800억 달러

X 기업가치: 330억 달러

그는 이번 합병이 “데이터, 모델, 컴퓨팅, 인재를 통합해 엄청난 잠재력을 열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부 상황은 여전히 불완전한 통합 상태입니다.

xAI와 X는 여전히 슬랙(Slack)을 따로 사용

협업 효율이 떨어지자 일부 팀은 시그널(Signal) 그룹 채팅으로 소통

인사와 업무 시스템도 분리되어 있어 병합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음

즉, 거대한 비전은 선언됐지만 실제 실행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인재 전쟁의 본질

머스크의 xAI 사례는 두 가지를 보여줍니다.

AI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
– 모델 성능, 데이터, 컴퓨팅 파워 모두 중요하지만, 이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은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입니다.

빅테크와 신생 스타트업의 인재 전쟁은 순환 구조라는 점
– 구글·메타·MS에서 나온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가고, 스타트업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다시 빅테크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강력한 비전과 혹독한 문화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xAI는 현재 머스크의 카리스마, 구글 출신 인재, 그리고 거대한 야망으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 창립자의 연이은 퇴사와 불완전한 합병 현실은 이 실험의 불안한 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AI 시장의 치열한 인재 순환 속에서, xAI가 얼마나 오래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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