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헌 시.
두꺼운 칼날에 가슴이 잘리는 고통을 알겠다.
거친 손짓에 오장육부가 다 드러난 채
물 한 방울 닿은 적 없는 속살이
소금에 저며지는 쓰라림을 알겠다.
눈을 뜨고도 왜 죽은 듯 움직이지 않았는지
가슴이 벌어진 고등어의 마음을 알겠다.
벌겋게 타오르는 불덩이의 뜨거움을 알겠다.
서로 첨잔 하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헤집음을 당하다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버리는 서러움을 알겠다.
입을 다물고 왜 아무 말이 없었는지
울음을 참고 있는 조개의 마음을 알겠다.
아무렇지 않은 듯 사람들을 만나고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을 하고
아무 일도 없는 듯 농담을 건네지만
찢어진 가슴으로
입을 꾹 다물고 울음을 참고 있지만
고등어의 쓰라림을 나는 알겠다.
눈을 감고 있는 조개의 마음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