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은 취소 기능이 없다.
나는 입사하고 나서 어려운 것들이 많았지만 그중 남들에게 말하기도 어렵지만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던 것 중에 하나는 메일을 쓰는 것이었다.
제목을 쓰는 것부터 인사를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마지막 서명은 어떻게 써야하는 건지 등등..
그리고 제일 두려웠던 것은 한번 보내면 취소가 안된다는 것. 그리고 이걸 그 사람이 봤는지 안봤는지 볼건지 안볼건지를 도통 모르겠다는 점. (이건 나중에 수신확인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메일의 경우 거의 전화하는 것과 비슷하게 기본적인 방식이라, 누군가 가르쳐 준다고 하는 사람도 없었고 "이메일 어떻게 써요?"라고 물어보면 '너 대학 나온 사람 맞냐..'라는 혐오의 표정과 함께 무언의 무시를 당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메일 쓰는 법에 대해 내가 찾은 첫번째 솔루션은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이라는 유명한 책 속에 있었다. 읽은지 오래된 책이라 세세한 것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책에서 나에게 알려준 것은 딱 하나였다.
"첫 문장에는 간단하게 메일을 받는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해라"
만약 업무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사람의 노고에 대해 감사하는 문구를 먼저 쓰고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과의 멘트를 먼저 쓰는 등. 딱딱한 이메일이지만 인사를 먼저 해야된다는 이야기였다.
책의 이 내용을 보고 나는 무릎을 탁 쳤고 (진짜 쳤다는게 아니라 표현상 그렇다는 거다) 메일을 쓸때 감사의 인사나 사과의 인사를 꼭 곁들였다.
메일 쓰는 법에 대한 두번째 솔루션은 내가 유료로 구독하고 있는 직장인을 위한 컨텐츠 사이트에서 찾았다. 이 사이트는 직장인들을 혹은 프리랜서를 위한 칼럼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나에겐 꽤나 쓸모있어서 개인 돈으로 정기구독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의 주요 컨텐츠 중 하나는 "메일 잘 쓰는 법" 나는 예전에 이렇게 메일쓰는 법은 배울 생각도. 가르칠 생각도 하지 못했었는데.. 사실 내가 정말 알고싶었던 건 "메일쓰는 법"이었는데, 이걸 이제야 발견하다니.
그 속에는 의외로 내가 그동안 혼자서 연구하고 적용해보고 실천 해봤던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그 내용은 아주아주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하면 이렇게 된다.
1.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해서 먼저 말한다.
2.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보고싶은 내용(혹은 도움될 내용) 이 어떤 것일지 상상해서 그 내용 위주로 적는다.
메일쓰는 법에 대한 마지막 솔루션은 모든 의사소통의 원칙과 같다.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메일의 서명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서명은 화려하든 간단하든 어느것이든 상관 없다는 주의다. 다만, 까다롭게 보는 것이 있다면 서명을 썼는가 쓰지 않았는가 이다.
서명을 쓰지 않아도 되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내가 누군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너무나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일 발송할때, 또는 부서에서 메신저나 구두로 말해도 무방하지만, 여러사람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해야 해서 메일로 쓰는 것이 나을때, 서로 만날시간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메일로 말할 때..?
사실 이런 경우에도 굳이 서명을 없앨 필요가 있나 싶다. 여튼간에 이러한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서명은 있어야 하는 것이 메일을 받는 사람에게 내가 보낸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메일을 받은 사람이 긴급히 메일의 내용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나에게 다시 연락을 해야하는데, 나에 대한 정보가 메일주소밖에 없다면? 내가 어느지역에 있는 지 알아야 상대방도 정보를 예상하고 나에게 연락을 하는데 나에 대한 정보가 전화번호밖에 없다면? 등등.. 서명은 나의 연락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비상연락망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서명을 일부러 안넣거나 필요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겠지만 의외로 있다....), 저 사람은 본인의 메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 군.이라고 혼자 판단하고는 한다. 혼자 다른사람을 판단하고 낙인찍어버리는건 참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지만 메일에 있어서는 혼자 골머리 쌓고 마음앓이를 했어서 그런지. 메일을 쉽게 생각하고 메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뭔가 2% 싫은 마음이 생긴다. 어린아이처럼.
하지만 화법에 대해서도 정답이 있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듯이. 메일 쓰는 법에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되었든 메일을 쓸때는 정성스럽게 + 받는 사람을 배려하여 + 명확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면, 그 진심은 상대방에게 전달 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