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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롤링jk Oct 03. 2021

심리상담: 완료된 행동 is Good, 그거 말곤 No

나의 행동은 그 순간 끝난다 



심리상담을 받던 어느날,

아무것도 안하고 사는 것 같아,

죄책감과 압박감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저번주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바리스타 수업을 들었고, 제작사 pd와 만나

작가 계약에 대해 물어보았고, 필라테스를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있고 난뒤 어떤 기분이 들었냐고 물었고

계약에 대해 물어봤지만, 계약 성사가 전혀 될 것 같지 않아

실망감을 느꼈고 바리스타 수업은 열심히 들었고,

필라테스는 가기 싫었지만

기어이 출석을 완료해서 뿌듯했다고 했다.

하지만 글쓰기 작업을 거의 하지 못했기에

부채감이 들었던 주였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내 말을 들은 뒤

행동 평가와 행동 완료 인지의 분리에

대해 말해주었다.

행동평가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난 뒤 느낀, 나로부터 또는

외부로부터의 평가이고

행동완료 인지는 내가 제작사 미팅을 간 것, 완료된 행동.

계약건에 대해 물어본 것, 완료된 행동.

학원에 가서 커피 제조 실습을 한 것, 완료된 행동.

글쓰기를 시도했던 것, 또한 완료된 행동.

이라는 것이다.



즉, 내가 행위로서 완성시킨 것들은 많은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 평가를 개입시킴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라는 결론을 낳은 것이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한 행동에 집중해서 생각하기로 했다.

이전에 썼던 내가 하는 작은 파편같은 루틴을 완료한 것,

청국장을 스스로 요리해먹은 것, 아기 고양이를 먹이고

똥을 누이고 이불을 챙겨준 것.

커피 바리스타 아르바이트 자리를 리서칭 한 것,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마무리 할 예정 인 것..

하는 식으로 말이다.      



알바를 알아봤지만 나이 때문에 자리가 없어 실망했다.

지금 이 글을 많은 사람이 봐주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은 내 글의 퀄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따위의 ‘평가를 내리지 않고!’ 가 포인트다.

평가가 개입되면 좋은 맺음을 가질 수 없다.

항상 나는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특히 글을 작업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큰 자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의식적으로 내가 완료한 ‘행위’는

이미 종결이 난 것이므로 내가 완성시켰다는 것에

집중하면, 나 자신을 내가 평가하면서 스스로를

공격할 일이 없어진다.      


지금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쓰면서도 나는 생각한다. 

‘이 글을 쓰고 끝 맺은 것.’ 완료된 행위.

평가는 내리지 않는다. 이미 글쓰기는 끝나고 있으므로. 

즉, 내가 잘못한 것은 없음. 끝.      


나의 행동완료 인지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울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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