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청빈누옥

나무의자

by 원임덕 시인



♧나무의자 69

ㆍ청빈누옥



요즘은 하루 종일 흙에서 돌을 골라 낙숫물 떨어지는 곳에 채워 넣고 화분농사를 짓기 위해 화분에 흙을 채워 넣는 일을 한다.

농약도 안 주고 비료도 안 주고

쌀뜨물로 이엠발효액을 만들어 빗물통에 조금씩 섞어서 물을 준다.

많이 만들어 내년에는 집둘레에 채소화분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산에 오시는 분들과 나누어 먹고

채소를 심어 놓으면 누가 먹어도 먹는다.

고무양푼 화분이 튼튼하고 좋다.

아주 재미있다.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방석의자에 앉아 돌을 고르고 흙을 담아 옮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어떤 때는 배고픈 것도 모른다.


산으로 오는 인터넷 선이 끊어져 인터넷도 TV도 먹통이다.

원고를 보내야 하는데 언제 고쳐주려나ㆍㆍ


2019년도부터 2년간 문예지에 연재한 산중일기ㆍ를 이번에 엮어 책이 된다.

나는 덕높으신 선지식들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기쁘다.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아주 일찍부터 공부를 하고 싶다.

나는 그냥 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살이에 어쩌면 관심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근심이 없다.


사람노릇 하려면 부산해지고

무심히 사는 일은 청빈누옥에 바람이 차운 일이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2화2. 인연과 공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