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안경쓰고 본 아바타3: 불과재 관람기
*경고: 영화 줄거리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
아바타 아이맥스 3D 안경을 3시간 동안 보고 나온 뒤부터 오후 내내 두통에 시달렸다. 197분의 엄청난 몰입감을 가진 제임스 카메론의 대작을 보고 나오는 출구에서 겨울의 오후 햇살이 내리쬐는데 미시감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역사에 현존하는 완벽한 영화는 아바타인 것 같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앞으로 아바타 4,5가 생긴다는데 세계관이 대체 얼마나 넓어질 지 가늠이 안 간다. 제임스 카메론은 천재일까, 독기 탑재한 노력파일까. 어쨌뜬 완벽한 창작가임은 틀림없다.
#왜 러닝타임이 3시간일까?
영화는 당일 예매했고 보기 전까지 고민과 취소를 거듭했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도 2시간 동안 앉아있는 게 딱히 좋진 않은데 무려 197분 이라고라?! 너무 부담스러웠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싶어지고 몰입감이 깨지는 것도 싫었고 감기 걸려서 콜록콜록 거린다?! 그러면 더 불편할 것 같았다. 한번은 감기 몸살로 인해 취소했다.
3시간의 러닝타임으로 가느냐마느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다. 어차피 OTT에 뜰 텐데 참고로 나는 1과 2 모두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 그냥 2D 영화 스펙+편하게 집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대작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다.
그렇게 접한 아바타는 가족이 강력 추천한 3D 아이맥스로 보게됐고, 영화를 보기 직전 제임스 카메론의 기사를 접했다. “관객들이 영화적 경험을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닌 함께 실존하고 이해하길 바랬다”며 “인간의 삶에서 3시간이란 얼마나 짧은 가. 하지만 인생에서 낭비되지 않는 3시간이길 바랬다. 인류의 생존과 가족, 다양한 부족의 이해관계와 마찰 등 많은 관객들이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와, 나 오늘 잘 왔구나. 영화 보기 직전,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기서 끝장났다. (positive)
#스토리
흔히 사람들은 말한다. 화려한 기술에는 빈약한 스토리가 따라온다고. 그런데 나는 1편부터 아바타의 스토리와 세계관에 홀딱 반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영화적 유토피아들, 종족들간 형성된 사회 속에서의 보편성과 특수성들이 지구인(=우리)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회사가 비슷하고 저 회사가 결국 비슷하듯이, 사람은 달라도 상황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사람 사는 것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정도 세계관이면 스토리가 조금 단조로워도 스토리가 빈약하다고 볼 순 없는데, 왜 부족하다고 하는걸까? 비행기를 타면 우리 동네가 레고 모형 만큼 축소되 보이는 것 처럼, 미시적인 시각과 거시적인 시각에 따라 영화의 흐름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까 나와 다른 의견도 충분히 이해한다.
이번에 새롭게 전개된 스토리는 절대악이었다. 순수한 선이 있다면 순수한 악도 존재하는 것, 자신의 서식지가 불에 모조리 타는 모습을 보고 에이와를 등지게 된 재의 부족 ‘바랑’이 아주 매혹적인 캐릭터였다.
#기술적(?)으로 구현해낸 시각적 효과
아니 이건 말해 뭐해, 덧붙일 말이 없다. 흠도 없다. 감독이나 편집자의 눈에는 특정 장면 속에서 아쉬운 점이나 부족한 점들이 보이지 않을까? 나는 절대 안보였다.
#입체적인 캐릭터성
캐릭터 하나하나에서 온전히 서사가 전해졌다. 제이크설리, 그의 부인, 에이와의 딸, 아픔을 안고 있는 둘째 아들, 그리고 스파이더. 하다못해 바다 고래를 닮은 툴쿤의 서사까지 하나하나의 캐릭터성이 충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그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서사까지 담겨있었다면 진지한 F감성이어서일까.
특히 제이크설리와 스파이더가 한 씬에 잡혔을 때마다 위태위태한 감정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한때 인간이었던 사람 제이크설리, 지금 인간인 스파이더. 이 두 핑크 가죽이 판도라 행성의 균열과 질서를 헤집어 놓는 갈등 구조 때문에 이야기는 자극적이지만 SF 영화를 보면서 3D 안경 속으로 닭똥 같은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릴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구.
러닝 타임이 긴 만큼 리뷰도 너무 길어져서
두번째 이야기에 다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