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발견: 메인보컬 미라의 불안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

by 시드업리프터

나의 최애 존재가 추천해 준 요즘 인기 영화를 넷플릭스를 통해 접했다. 아무리 인기 있는 콘텐츠라 한들, 내 마음이 움직여야 찾아보는 타입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정신 환기를 시킬 만한 그 어떤 것이라도 좋았다. OTT를 켜고 데몬헌터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냉소적인 반응 반 호기심 반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가 어느 포인트에서 호감을 얻고 있는 것인지 등등. 유튜브 리뷰 분석을 먼저 접하고 영화를 접했다 보니 꽤 디테일한 장면이 눈에 덥석 덥석 들어오는 것이었다.


나중에 진지하게 영화를 뜯어보고 싶을 때에는 유튜버 리뷰를 먼저 보고 영화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겠다. 특히 이동진 영화 평론가를 접한다면 교과서 해설본 마냥 훤히 보일듯하다. 거두 절미하고, 이 글은 스포일러는 약간 있을 수 있어도 캐릭터에 꽂혀서 적어본다. 전체 내용은 AI에서도 포털에서도, 영화 검색으로도 충분히 접할 수 있기에.


케이팝데몬헌터스는 소재가 참신하다? 라거나 감독이 천재?라는 수식어보다는 교과서적으로 안전한 흥행 공식을 A+B+C … 한땀한땀 엮어서 준비된 완성작으로 보인다. 제작과 캐릭터 구상, 영화적 배경, 안무, 세계관 등등 누구나 한 번씩 찾아보게 만들 법한 소재이고 또 본 사람들은 모두 호감을 가지게 될거라 확신한다.

헌트릭스 3인방의 캐릭터가 마음에 너무 와닿았다. 메인보컬 루미. 메인댄서 미라. 그리고 작사 담당 막내 조이까지 셋을 제각각 뜯어본다면 완벽한 사람은 없다. K-POP 아이돌 그룹 역시 혼자 완성형 인물이 아닌, 모두 합쳤을 때 시너지가 나고 서로의 결점을 보완해 주는 조화가 우선이 되는 인물이 그룹이 되는 것처럼.


케이팝 데몬헌터스는 10대 아이돌 팬덤에 익숙한 친구들에게 꽤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공감을, 해외는 케이팝 문화에 대한 더 큰 발견을 기대하면서 볼 것만 같다. 왜냐면 학교라는 단체 생활, 즉 작은 사회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가 나온다. 그리고 헌트릭스의 자전적인 노래 가사들이 더욱 마음을 후벼파고 질풍노도 사춘기의 마음을 휘어잡을 것 같다. 극 중에서도, 현실에서도 꼭 그렇다.


메인댄서 미라는 까탈스럽고 예민한 캐릭터다. 나도 언젠가 나의 모난 점들이 사람들을 해치고 상처 주고, 못된 부분이라 생각한 ‘모서리’라고 생각했다. 미라 역시 본인의 뾰족스러움들이 사람들을 괴롭힐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상당히 자존감 낮은 모습을 보여준다. 미라만의 성격을 완성하는 관점은 "예쁜 모서리”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막내 미라는 뭐든 지 과한 생각, 과한 행동, 과한 리액션으로 사람들이 버거워하는 캐릭터다. 그녀는 ADHD 느낌인 것도 같은데 최근 가까워진 지인의 행동과 매우 유사하다. 과잉된 행동들은 나 역시 10대 때 어떤 친구가 몹시 화가 난 친구에게 “그만 좀 깝죽거리라”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데, 그 친구의 말만 듣고 내가 과해서 못났고 조울증을 가진 것이 아닐까 의기소침해졌었 때가 있었다.


메인보컬 루미는 주인공이자, 그녀가 가진 ‘불안’의 형태에 몹시 공감이 같던 인물이다. 팀을 이끌고 팀의 균형을 맞추고, 팀의 곡을 완성하고 거의 모든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것 같은데 그녀 역시 커다란 결점을 갖고 있으니까. (스포일러일 수 있으니 두루뭉술하게 적음). 나는 그 결점을 대하는 루미의 태도와 행동가 마음이 쓰였다. 왜냐면 상당히 마음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느낀 건, 루미가 리더가 된 것도 확신에 찬 사람이 아니라, 모든 행동에는 앞서는 자 뒷 서는 자가 있게 마련인데 앞의 위치에 서 있기 때문일 뿐. 세 명 중에 가장 뛰어나서라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크게 느낀 바 있지.


불안한 행동에서 비롯된 장면들. 예를 들면, 목표가 90% 까지 도달했을 때 나머지 10%을 채우기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우지만 처참히 무너진다. 그런데 그거. 나도 지난달 그랬다. 모든 계획은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하게 실행될 수 없다. 변수라는 존재를 우리는 늘 이해해야 한다. 10%를 위한 조급한 행동들, 섣부른 결정들.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결정들이 더 낮은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태가 최악인 줄로만 알았다가 역으로 반등하기도 한다. 오히려 그 상황을 직면하고 더욱 강해진 나와 이겨낼 고난 사이에서의 싸움이 되는 것이고, 결국 승리를 하겠지. 영화의 결말 처럼 나도 역으로 반등했다가 더욱 강해진 자아를 발견하고 싶어 적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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