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잣대를 들이미는 직장상사를 봤다.며칠간 그를 관심 있게 봤는데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외치는 모습이 너무도 상반되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항상 웃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직장운영을 위해 노력하는건 감사하지만 그가 공정한가? 생각한다면 잘 모르겠다.
항상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외치며 부당함을 얘기하면 너스레로 넘긴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조직이 클수록 특정한 일이 있지 않고는 운영방법이 쉽게 바뀌진 않는다. 개편을 통해 선진경영을 외쳐도 주어진 일과 요구하는 일들을 헤쳐가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전 조직문화가 살포시 스며든다. 앞서 쓴 글에서 개인의 첨예한 비판적 주장보다 공동의 둥글둥글한 보편함이 편하다고 적었었다.
타인의 시선을 불편하게 느끼는 인간 본능 기질인 방어기제가 군중 속에 녹아든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집단생활에서 퇴출은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하기에 개인의 주장을 외치는 건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정당한 목소리를 내고 생각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1대 다수의 지식주입 교육은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앞서 말한 직장상사에게 이런 흠들- 헛기침 에헴, 콧한숨 흠~- 이 다수 보였다. 특히 에헴, 흐으으음~들을 남발한 상사는 직장문화를 위해 수평적 대화의 중요성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자고 했지만 글쎄... 다. 구체적인 소통방법을 자신도 모르는 채 가짜노동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그의 말대로 수평적 대화를 한다고 해보자. 점심시간, 회식,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살짝 돌려 얘기하라고 권한다. 이것 또한 노하우라 말하며 비법이라고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선임들의 노하우를 이해해야할까?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건강하지 않은 부분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하고 들을 줄 알아야 하며 말하고 기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알려준 노하우는 조직을 위한 건지 상사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 물론 위와 같이 똑같이 말했지만 결국 상사의 결정이 곧 직장생활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서 나에게 그가 말하길 상사에 대한 태도, 지적도 서슴지 않았으며 맞춰야 한다는 강제사항까지 부여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렇게 절여진 채 일하는 동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말이 문화고 가랑비라 표현했지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가스라이팅아닐까?
난 그 자리에서 대화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는 게 아니라 상급자, 하급자, 나이 많은 연장자와 젊은이 등 상사로 존중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한다면 지금 외치시는 대화의 수평적 중요성과 상호 간 소통을 중시하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라고 질문했고, 머쓱해졌는지 나와의 대화를 피하고 급한 일이 있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 글을 보며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인 분도, 양쪽의 입장도 겪은 분들도 있을 거다. 대화나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기에 이런 단어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결국 그런 틈이 있어야 서로 대화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상급자가 말을 하는 건 괜찮고 하급자가 되받아치거나 물으면 굉장히 실례라는 관습이 빼곡해 틈을만들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