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있잖아?

by 하르엔

오늘은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다들 그런 날 있지 않을까? 타인과 마주치는 게 지치고 힘들지만 사회생활이라는 이해관계 속에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 나에게 주어진 이상 내가 한다고. 이런 말 자체가 누군가의 기준이고, 힘듦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말에 스스로가 부딪쳐 깎여나가며, 모나거나 뾰족했던 성격은 사람들 속에서 잘려나간다. 비판적인 말과 옳은 말을 한다며 첨예한 부분이 갈려 둥글둥글해진다.


마치 쟁반 위의 구슬들처럼 한쪽으로 기울이면 다 같이 굴러가는 일처럼 군중의 생각을 따라가고 있다. 모나거나 각이 졌다면 중간에 멈춰 굴러오는 타인들과 부딪치고 부딪히겠지. 모든 일들이 계속해서 턱! 하고 걸린다면 우리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의 주장과 언행보다 공동체의 평범함과 보편함을 적극 수용하며 알게 모르게 옹호한다.


누군가를 향한 비판의 폭언이 될 수도 있고, 묵직하게 육탄전을 벌이고 싶은 비난의 행동을 촉발한다. 촉감과 청각은 점점 예민해지고 뱉어낼 수 없는 말이 독으로 변해 피곤과 어우러져 맹독이 된다.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끄덕임과 공감이 아닌 상황극에 놓인 희극인처럼 매일이 임기응변이 되는 하루를 버린다. 편안한 사람들에겐 가끔 기대고 싶고, 서운함을 토로하며 기대려고 하면 고갈된 육체는 맹독이 지배하는 피로에 예민함과 신경질이라는 답을 하게 된다.


별일 아닌데 별일이 돼버리고...

웃을 일 아닌데 울고 싶은 그런 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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