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차 : 운동
요즘 14층까지 계단운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너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어쩔 수 없다. 오늘의 주제가 '운동'이고 내가 유일하게 하는 '하루 4분 운동'이기 때문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하는 자발적이고 주기적인 활동이다.
어릴 때는 집이 학교에서 4km로 멀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간이었기 때문에 많이 걸을 수밖에 없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서서 하는 일을 했기에 다리가 매일 단련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앉아서 하는 일을 한 다음부터 편해진 신체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없어 걷기 힘들어하는 할머니와 아빠에게 다녀오고 나서 다시 생각났다. 스물한 살 때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다리 통깁스를 했던 기억이. 계단에서 굴러 발등뼈가 부러진 후 한 달 동안 목발을 짚고 다녔을 때 비로소 다리가 그동안 나에게 주었던 자유를 깨달았었다.
그러고도 다리를 단련할 생각을 못하고 다리 쓰지 않는 업종으로 직업을 바꾸었다. 계단이 너무 싫어서 지하철에 계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역세권 일자리보다 집에서 버스 한 번에 갈 수 있는 일자리를 우선해서 구할 정도였다.
그런 계단을 스스로 오르고 있다. 최소한의 운동을 하는 것이다. 처음엔 4일 이상 할 수 있을 거란 확신도 없이 시작해서 66일만 오를 작정이었다. 그러다가 좀 더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얼마 전 100일을 넘기고 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다리가 건강해야 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 정도는 걸어야 나중에도 걸을 수 있다고 나를 어르고 달래서 기껏해야 4분짜리 계단을 힘겹게 올라 개운한 마음으로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