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왜 보나, 류귀복 책 읽으면 되는데

따끈한 신작 《태어난 김에, 책쓰기》 류귀복 (더블엔)을 '정독' 하며.

by 나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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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류귀복 작가 모르면 간첩이다' 맞는 말이다. 는 '천재작가'라는 입에 착 달라붙는 필명을 버리고 발음이 어려운 본명 류귀복으로 활동하는데, 나는 혹시 그것도 필명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왜냐면 출간 전도사로부터 은혜를 받은 작가들이 너도나도 '귀인'이니 '복'이 있느니 간증하 걸 봤기 때문이다.


이번 신간, 류귀복 작가님의 <태어난 김에, 책쓰기>는 실물로 받아보니 표지가 더 예쁘다.

책 내용은... 한마디로 '내 귀에 캔디'같은 글을 읽다가 한 번씩 뼈가 시큰거리는 책이다. 똑같은 말을 누구라도 찰떡같이 알아듣게 비유를 해줘서 어깨를 들썩이며 읽기도 했다. 장담하건대 이 책 자체가 비유와 묘사의 살아있는 교과서다. 브런치에 연재되는 글처럼 시선강탈하는 내용과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 리듬감에 탑승해서 읽었다. "작가님 글은 가독성이 좋아요"라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는 말은 공감했었지만, 책 전체가 그렇다고?


첫 책은 6개월간 150번 쓰디쓴 투고 후 얻었다면 두 번째 책은 출간기획서 한 장으로 3일 만에 계약했다는 말이 거짓말 같은 동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작보다 이번 책 <태어난 김에 책쓰기>에 더 자세한 쓰기와 투고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다. 결국 독한 마음으로 쓰고 끈질긴 투고를 해야 했다. 그 마음을 다져주면서 떡밥을 하나씩 던져주는 책이었다. 강직성 척수염 진통제를 수시로 맞아가면서 그런 명랑함을 어떻게 발휘하는지, 방사선사로 근무하며 3년 동안 세 권을 어떻게 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새벽에 출근 전 차 안에서 단팥빵 하나를 아침으로 먹으며 휴대폰 메모 앱으로 3권의 초고를 썼다는 내용과 "하루에 세 시간씩 1년을 투자하면 책이 생긴다"는 간단하고 어려운 출간 공식은 얼마나 환경과 상관없이 간절함이 있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작가님의 단팥빵 정신을 체험하기 위해 990원 빵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책에 빠져들었다. 한 입만 베어 물고 찍었어야 했는데^^

한 권의 책이 되려면 같은 주제로 40 꼭지인 A4 100매를 쓸 끈질김 필요하다. 40개 정도의 통일성 있는 주제의 글쓰기는 나를 포함한 예비작가에게는 무척 막막한 분량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책을 내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출간에 지름길은 없었다. 많은 양의 독서, 매일 꾸준히 글쓰기, 지옥 같은 다양한 방식의 퇴고, 150번 넘어져도 일어나서 던지는 투고다. ' 이렇게 출판시장이 어렵고 내 책 나오기는 더 어려운데 일단 첫 책을 어떻게든 내주는 곳에서 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봤던 내가 잠깐 솔깃한 지름길도 안내해 주었다. 알바로 자금을 마련한 뒤 반기획출판과 반자비 출판을 알아보면 된다는 것. 내 책을 한 180부 정도 서가 아래에 쌓아둘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착잡하다. 그럴 바엔 독립출판을 하는 게 리스크가 덜할 것 같았다.

이번 책 <태어난 김에 책쓰기>에서 기획과 소재의 중요성을 위해 저자가 매일 살피는 것이 무엇인지, 노트북 없는 워킹파파가 어떤 시간에 글을 쓰고 소통도 하고 책을 내는지, 끌리는 글은 뭐가 다른지, 맞춤법은 어떻게 교정하는지, 지루하지 않은 문장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오만방자한 투고 후 어떤 쓴잔을 들게 되었는지, 그 후 어떻게 편집자들의 마음을 얻었는지, 글쓰기 발행버튼 누르기 전 어떤 체크리스트를 거치는지 다 나와있어서 매우 알찼다. 조급함이 이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정신 무장이 필요했다. 첫 문장에 대한 노하우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책에 있는 문장 그대로 이 글 첫 줄에 적용해 보았다.


타자공헌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언급된 책과, 다른 인연 있는 작가의 이야기와 그들의 책소개, 특정 출판사 취향 등이 언급되었는데, 따로 메모해 두었다가 나에게 꽂힌 책을 읽을 예정이다. 책과이음 출판사도 엄청 궁금해졌다. (나 불안함과 우울함이 느껴지는 글 쓰고 있는데 그런책 내기 좋아하는 출판사도 있다니!) 더블엔 송현옥 편집장님의 종이책이 절판되고 전자책만 남은 것처럼, 그 파급력을 예상해 보게 된다.


사실 나는 이번과 같은 '더블엔'에서 출간된 전작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가 나오자마자 감명 깊게 읽었다. 나만 보는 노트에 열심히 필사하며, 느낀 점을 적어가며, 책을 소중하게, 깨끗이... 그리고 나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글을 거의 쓰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구독자에 별 변화 없이 연차만 쌓고 있다. 왜였을까?


서점연계 도서관 서비스인 '서점 바로 대출'로 읽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내돈내산'은 아니었지만 서점바로대출을 지역서점에 신청했다는 댓글을 달았더니 류귀복 작가님에게 나는 '한 번에 세 가지'를 해 주셨다며 폭풍칭찬을 받았다.구매해 주고, 지역 서점도 살리고,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로 '서점바로대출'서비스로 다른 책을 신청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아닌,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똑같은 말 하는 실용서를 읽어보고 , 또 보고, 다른 사람이 쓴 걸로 또 읽는 것일까? 책에서는 왜 아까 썼던 얘기를 또 쓰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남의 말을 안 들어먹기 때문이다. 책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데 귀찮았거나, 다른 우선하는 일이 있거나,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시작을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유가 되면 본격적으로 브런치를 다시 정비하고 글 쓰려했는데 1년이 지나는 동안 여유 있는 그때는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책을 읽고 메모하고 그걸로 끝냈던 것이다.


똑같은 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잔소리가 될 수도, 너무 먼 곳에서 들리는 이야기라 뒤에 닿지도 않을 수도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나도 책 쓰기에 대한 작법서를 몇 권 읽고 당시에는 비장하게 마음 다졌는데, 돌아서니 그대로였다. 그런데 내가 관심 갖는 세계에서 롤모델에 있는 사람이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이라면? 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책 + 북토크 티켓까지 세트로 구입했다. 내가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얼굴을 보고 듣는 말은 책을 읽었을 때 장기기억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녀오고 나면 작가님은 날 몰라도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이 생겨 그 작가님의 글에 더 마음의 문을 열고 읽게 된다. 귀복 작가님의 북토크가 몹시 기대된다.